'팝업 성지' 더현대서울에 '문학'이 떴다...책 안 읽는 시대에 웬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6층에 '동잠 문방구'가 들어섰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서울뿐 아니라 백화점, 또 청년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홍대 인근 등에서 매장을 열고 독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모양새다.
올해 3, 4월 현대백화점을 통해 깜냥 인형과 스티커, 공책 등을 구입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데 이어 동화책 주인공 깜냥의 팬미팅을 준비하는 등 공을 들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팝업스토어로 독자와 새로운 접점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 6층에 ‘동잠 문방구’가 들어섰다. 진짜 문방구는 아니다. 김혜정 작가의 장편소설 ‘분실물이 돌아왔습니다’에 등장하는 장소를 재현한 것으로,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지난 26일부터 소설 홍보를 위해 연 팝업스토어다. 책은 물론 소설 속 주인공이 잃어버린 분실물을 굿즈로 만든 다이어리, 가방, 필통도 구입할 수 있다. 매장의 동선도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책과 현실 세계를 이어냈다. 밀리의서재 측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 ‘경험’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면서 브랜드 충성심을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최근 출판업계가 소설과 시를 앞세운 팝업스토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를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자리를 만들어 젊은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려는 시도다. 팝업스토어는 유통업계에서는 ‘뉴노멀’로 자리 잡았지만, 보수적인 문학계로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서울뿐 아니라 백화점, 또 청년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홍대 인근 등에서 매장을 열고 독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모양새다.
문학과지성사·창비 ‘시’ 팝업 선보여
“우리의 말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서 기쁜 마음입니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문학과지성사의 시인선 600호 기념 팝업스토어 ‘시와 당신의 자리’에 한 방문객이 남긴 문장이다. 시인선 600호(‘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의 표지 색을 분홍색으로 바꾼 ‘벚꽃 에디션’은 팝업스토어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인데,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했는데도 매진됐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비슷한 시기에 열린 창비의 팝업스토어 ‘시크닉’에는 열흘 동안 2,000여 명이 방문했다. 방문객이 직접 시를 써 볼 수 있게 하고 시인들이 일일 점원으로 일하는 등 시를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팝업스토어 홍보 포스터를 보고 방문했다는 김민영(24)씨는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시였는데, 계절이나 상황에 어울리는 시집을 추천해 주거나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행사가 있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IP 인지도 높이고 신규 독자 유입”
팝업스토어에 가장 적극적인 건 유아·아동 분야다. 지금까지 70만 부가 판매된 인기 동화책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을 맞아 전국 순회 팝업 스토어의 일환으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기흥점에서 매장을 연다. 올해 3, 4월 현대백화점을 통해 깜냥 인형과 스티커, 공책 등을 구입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선보인 데 이어 동화책 주인공 깜냥의 팬미팅을 준비하는 등 공을 들였다. 깜냥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국내 동화 중에서 캐릭터 사업에 진출한 첫 번째 사례다.
출판사의 잇따른 팝업스토어 개점은 꽁꽁 얼어붙은 출판 시장에서 ‘체험형 소비’로 활로를 뚫어보려는 시도다. 출판 지식재산권(IP) 시장을 확대하고, 신규 독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다. 창비는 “독서 인구 감소와 경제 불황으로 인해 매출 하락세로 여러 출판사가 IP를 활용, 2차 저작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수익 구조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SNL 방송 중 '실내 흡연' 기안84… "1990년대 방송 풍자" | 한국일보
- 한혜진, 무단 침입에 공포 호소 "찾아오지 마세요" | 한국일보
- "전업주부니까..." 아이 성적은 아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남편 | 한국일보
- "양심 어딨나"... 명동에 쌓인 일회용컵 홀로 치워 보니 | 한국일보
- "진짜 구매한 거 맞아요?"…신한카드는 왜 고객에 소명을 요구하나 | 한국일보
- 나훈아 "김정은, 살찐 돼지" 발언에... "노인에 표 팔려" VS "소신" | 한국일보
- 마약 자수 래퍼=식케이…필로폰 성분 검출 NO | 한국일보
- 평산책방 1주년 행사 간 김제동 "문재인 아저씨, 제발 그런 말은…" | 한국일보
- 경찰 "김건희 여사 명품백 목사, 스토킹 혐의 수사 필요성" | 한국일보
- "공모만으론 처벌 어렵다"는데... 하이브는 왜 민희진을 고발했나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