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 ‘뎅기열 주의보’…예방백신·치료제 없어

조윤영 기자 2024. 4.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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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뎅기열 환자가 크게 늘자 질병관리청이 국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모기 기피제, 모기장, 밝은색 긴 옷, 상비약 등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전 세계 69개국에서 500만여명의 뎅기열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2000여명이 사망했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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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 환자 크게 늘어…모기 기피제 등 준비해야
이집트숲모기.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에서 뎅기열 환자가 크게 늘자 질병관리청이 국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모기 기피제, 모기장, 밝은색 긴 옷, 상비약 등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질병청은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 전 세계 69개국에서 500만여명의 뎅기열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2000여명이 사망했다고 29일 밝혔다.

특히 중남미 지역은 기온 상승과 엘니뇨(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상승), 도시화 등 환경적·사회적 요인으로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하면서 뎅기열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 범미보건기구(PAHO)는 올 1~3월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 파라과이 등 중남미 24개국에서 480만건의 뎅기열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환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올 1~3월 인도네시아에서 보고된 뎅기열 의심 사례는 6만20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9% 증가했다. 방글라데시도 183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2% 증가했다.

흰줄숲모기. 게티이미지뱅크

뎅기열은 뎅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5~7일의 잠복기 뒤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법정 감염병이다. 뎅기열은 총 4개의 유형(혈청형)이 있다. 뎅기열에 재감염될 때 다른 혈청형에 감염되면 댕기 출혈열, 뎅기쇼크증후군 등 중증 뎅기열로 진행돼 치사율이 약 5%에 이른다. 앞서 지난해 9월 방글라데시를 자주 방문한 한국인이 뎅기쇼크증후군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흰줄숲모기가 전국에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매개 모기에서 뎅기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다. 뎅기열 신고 환자의 대부분은 뎅기열이 유행하는 국가에서 매개 모기에 물려 감염된 뒤 입국한 경우다. 특히 2022년부터 국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뎅기열 환자도 2022년 103명, 지난해 206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4월까지 48명이 발생했다. 대부분의 경우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한 뒤 뎅기열에 감염됐다.

질병관리청 제공

뎅기열은 현재까지 국내에 상용화된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다. 이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질병청은 국외 뎅기열 환자 증가에 따라 지난해 12월 뎅기열을 검역감염병으로 추가 지정하고, 유증상 입국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1월부터는 전국 국립검역소 13곳에서 검역 관리지역 입국자 가운데 모기 물림 뒤 발열, 두통, 근육통 등 뎅기열 의심 증상이 있거나 뎅기열 검사 희망자를 대상으로 뎅기열 신속키트검사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질병청은 국외 여행 전 모기 기피제, 모기장, 밝은색 긴 옷, 상비약(해열제, 진통제 등)을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행 중에는 모기 기피제를 3~4시간 간격으로 사용하고,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해 모기에게 물리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모기는 보호색을 찾아가는 본능 때문에 어두운 색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단계에서는 모기 물림과 발열,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의심 증상이 있으면 검역관에게 신고해 무료 검사를 받고, 입국 뒤 2주 이내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방문해 국외 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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