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0일만의 영수회담…지금 가장 머리 아픈 사람은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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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윤석열 정부 출범 720일만에 첫 영수회담을 하면서 그동안 이 대표를 수사해온 검찰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4·10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이 대표가 '총선 민심'을 명분으로 윤 대통령에게 요구사항을 쏟아낸 가운데 검찰이 국민 여론을 뒤로 한 채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표정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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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윤석열 정부 출범 720일만에 첫 영수회담을 하면서 그동안 이 대표를 수사해온 검찰에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 4·10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이 대표가 '총선 민심'을 명분으로 윤 대통령에게 요구사항을 쏟아낸 가운데 검찰이 국민 여론을 뒤로 한 채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표정도 엿보인다.
현재 검찰이 들여다보는 이 대표의 주요 혐의 사건은 크게 대장동 428억원 약정설과 재판거래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법인카드 사적유용 묵인 의혹이다.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업자들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428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약정설과 권순일 전 대법관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무죄 취지의 다수의견을 내 대가성으로 화천대유에 영입됐다는 재판거래 의혹은 서울중앙지검이,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연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 관련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은 수원지검이 수사 중이다.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을 이 대표가 묵인했다는 의혹 역시 수원지검이 조사하고 있다.
검찰 내부 분위기에 밝은 이들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영수회담이 수사동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수사 지휘부가 느끼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차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한번 회담을 했다고 당장 수사가 '스톱'되지는 않겠지만 영수회담 이후 수사동력은 이전과 달라질 수 있다"며 "지금 검찰에서 가장 고민이 많은 사람은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또다른 변호사도 "그동안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지 않은 이유를 두고 검찰에 의도치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던 상황에서 두 사람의 전격적인 회동은 생각할 거리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이 4·10 총선 이후 달라진 이 대표의 위상과 맞물려 이뤄졌다는 점에서 검찰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적잖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지검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과거에도 사회적인 분위기가 달라지면 수사에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번 회담이 협치로 이어지든 또다른 냉전으로 이어지든 총선 이후 정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향후 정국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여당의 선거 참패 외에 하반기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수사 강도를 높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부장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이미 총선 전부터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이 대표에 대한 수사 동력이 약졌다고들 해왔다"며 "이 대표 수사가 하반기 인사 전까지 결말이 날 수 있는 사건도 아니어서 무리하게 수사하지 않는 선에서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영수회담 결과에 따라 수사가 영향받을 수 있을지는 답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검찰은 언제나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조준영 기자 cho@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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