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간송미술관 재개관…미공개 서화유물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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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립 86주년을 맞은 간송미술관(옛이름 보화각)이 1년 7개월에 걸친 보수·복원 공사를 마치고 5월 1일 다시 문을 연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은 간송미술관 최초 설립 과정과 초기 간송 컬렉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일기대장 내용을 토대로 1938년 간송미술관 설립 이전까지 수집한 미공개 서화 유물 중 재조명해야 할 36점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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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1906~1962)은 지난 1934년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자리한 수천 평의 임야를 사들여 수장고로 사용할 건물인 북단장을 개설한 뒤 1938년 이곳에 보화각을 세웠다. 영보정화(永褓精華), 즉 우리 민족문화의 정화를 보존한다는 의미처럼 87년간 파란만장한 근현대사 가운데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왔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9년 12월 30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은 29일 간송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1938년부터 유지해 온 건물 외관의 원형을 유지하되 내부는 현대적 전시 설비와 편의시설을 갖추는 등 환경 개선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전시장 전체 면적을 늘리고 진열장을 교체했다. 이중창을 설치하고 조명과 냉난방을 개선해 쾌적한 전시 관람 환경을 만들었다. 점자 표지판, 장애인 동선을 만드는 등 배리어프리에도 신경 썼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보화각 1938: 간송미술관 재개관전'은 간송미술관 최초 설립 과정과 초기 간송 컬렉션을 한눈에 볼 수 있다.
1층 전시실에서는 1세대 건축가 박길룡(1898~1943)이 설계한 북단장·보화각 도면 청사진을 처음 공개한다. 각 도면에 설계된 건물을 3D 모델링 영상으로 구현한 키오스크도 설치했다. 또 보화각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위창 오세창(1864~1953)이 제작한 '보화각 정초석'과 '보화각' 현판 등을 감상할 수 있다.
김영욱 전시교육팀 팀장은 "박길룡의 도면 청사진은 하반기 심포지엄을 통해 학술적 가치를 끌어내고 지정문화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층 전시실에서는 간송 전형필이 1936년부터 1938년까지 서화·골동 구입 내용을 직접 기록한 '일기대장'을 공개한다. 일기대장 내용을 토대로 1938년 간송미술관 설립 이전까지 수집한 미공개 서화 유물 중 재조명해야 할 36점을 전시한다.
19세기 도화서 화원인 고진승의 '심방화접'과 '금전화접'은 나비의 실물을 옮겨 놓은 듯한 세밀한 묘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제 그는 유리 항아리에 각종 나비를 넣어두고 생태를 관찰하고 연구했다고 전한다. '남나비'라 불릴 만큼 나비를 잘 그렸던 화가 남계우의 '자원호접' '석죽호접'과 비교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철종과 고종의 어진 화가이자 인물화에 탁월했던 도화서 화원 백은배의 '백임당풍속화첩', 일본 화백 사쿠마 데츠엔이 고종의 어명을 받아 제작한 '이백간폭도', 1930년 제9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작으로 당선된 노수현의 '추협고촌', 1888년 미국 워싱턴에서 서화로 교유한 대한제국 주미 공사관원 강진희와 청국 공사관원 팽광예의 작품 8점이 실린 '미사묵연 화초청운잡화합벽첩'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전시는 사전 예약제(1회 100명 관람)로 무료 관람할 수 있다. 5월 문화의 날에는 인원 제한이 없다.
오는 8월 말이나 9월 초 개관하는 간송미술관 대구 분관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전 관장은 "서울경기권 밖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소장품을 편하게 보고 싶다는 의견을 반영해 미술관을 만들었다"며 "개관전은 훈민정음 혜레본 등 국보와 보물 대다수를 전시할 예정이다. 2014년 동대문DDP 개관전 확대 발전판인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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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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