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숫자 싸움에 내 소득 반토막”…생활고 내몰린 간병사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는 이미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사들의 수입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29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의사집단행동 전·후 간병사의 근무 일수와 소득 변화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4월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동산병원·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 등 전국 수련병원에서 근무한 간병사 100명의 소득 변화를 살펴봤다. 간병사들은 병원에 소속된 직원으로 근무하지 않으며 특수고용직으로 나뉜다.

조사 결과 이들의 일주일 중 근무 일수는 의사 집단행동과 의·정 갈등 이전인 1∼2월에는 평균 3.9일이었지만 3월에는 평균 2.2일, 4월에는 2.0일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히 월 평균 수입도 쪼그라들었다.

조사 참여자들의 1∼2월 평균소득은 211만1400원이었지만 3월에는 이보다 42.45%가 줄어든 121만5000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1일까지의 일주일당 수입으로 계산한 4월 평균소득은 1∼2월 대비 47.83% 줄어든 110만1600원에 불과했다.

응답자 중 4월 1일부터 21일까지 3주일 동안 ‘일주일에 평균 2일 미만 일했다’고 답한 인원은 44명이었다. 절반 정도가 일주일에 이틀도 일하지 못한 셈이다.

이들 중 25명은 ‘일주일에 평균 1일 이하로 일했다’고 답했다. 전혀 일을 하지 못한 간병사는 7명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간병사들은 “병실이 많이 비어 그만큼 우리 수입도 많이 줄었는데 너무 힘들다”, “월세·공과금·보험료 등 한 달에 나가는 돈은 정해져 있는데 일이 딱 끊어지니 정말 죽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의사 집단행동 이후 간병사들에게 들어오는 간병 일이 매우 짧아졌다”며 “한번 일하고 나면 일이 없어 4∼5일을 쉬면서 다시 일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