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수술 끝 돌아온 교실서 ‘깜짝’…“이런 곳이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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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퇴원하기 1주일 전부터 어떻게 수아를 환영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반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어요."
지난 19일 경북 김천 농소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들과 담임교사 김창용(39)씨는 한 달 만에 교실로 돌아온 이수아(12)양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이날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다리가 부러졌을 때 수술을 한번 하고도 힘들었는데, 수아는 그 힘든 수술을 네 번이나 했다"며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 쉽지 않으니 너희들은 수아는 손만 까딱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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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가 퇴원하기 1주일 전부터 어떻게 수아를 환영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반 학생들과 함께 고민했어요.”
지난 19일 경북 김천 농소초등학교 6학년 3반 학생들과 담임교사 김창용(39)씨는 한 달 만에 교실로 돌아온 이수아(12)양을 위한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 앞서 수아는 트램펄린을 타고 놀다가 잘못 떨어져 허벅지뼈가 크게 골절됐다. 네 차례의 수술을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수아는 이날 다시 친구들 곁으로 돌아온 터였다.
김 교사는 29일 한겨레에 “‘그동안 많이 걱정했고 환영한다’는 저와 학생들의 마음을 잘 전하고 싶었다”며 “1주일 전부터 종례시간을 활용해 학생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나눈 결과 ‘깜짝 카메라’ 행사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의 교실 풍경은 23일 김 교사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5분 남짓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학생을 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은 휠체어를 탄 수아가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교실로 들어오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한 달 만에 돌아온 교실인데 어쩐지 친구들은 수아를 반겨주기는커녕 수아를 쳐다보지도 않고 각자 책상에 놓인 시험지에만 집중했다. 이에 수아는 멋쩍은 듯 고개를 숙이고 혼자 머리만 계속 매만졌다.
정적이 이어지던 가운데 김 교사와 한 학생이 케이크와 꽃다발을 들고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동시에 또 다른 학생은 교실 앞으로 뛰어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노래 반주를 시작했고 학생들은 다 함께 노래를 불렀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변을 둘러보던 수아는 그제야 이 모든 상황이 ‘깜짝 카메라’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와 기쁨의 울음을 터뜨렸다. 친구들은 수아를 돌아보고 활짝 웃으며 “수아야 퇴원을 축하해!”라고 말했고, 각자 준비한 고깔모자나 왕관 등을 씌워주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행사 직후 수아는 “(처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땐) 조금 어색했다. 그런데 (친구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케이크가 누가 봐도 내 꺼(였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평소 성격이 밝고 학교에 오기를 좋아한다는 수아는 18일 퇴원한 뒤 조금 더 쉬어도 된다는 김 교사의 만류에도 다음날 바로 등교했다. 이날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다리가 부러졌을 때 수술을 한번 하고도 힘들었는데, 수아는 그 힘든 수술을 네 번이나 했다”며 “휠체어를 타고 다니기 쉽지 않으니 너희들은 수아는 손만 까딱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교사는 이날 행사가 꼭 수아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김 교사는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나머지 학생들도)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삶의 원동력이 되는 힘은 이런 소중한 경험들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사의 유튜브 영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29일 오후 30만 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같은 내용을 담은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조회 수는 450만 회를 넘겼다. 한 누리꾼은 “(이 영상을 보니)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친구, 우정, 사랑 등 많은 감정들을 배우는 곳”이라고 썼고, 또 다른 누리꾼은 “모두에게 오래 기억될 하루였겠다. 참 스승이다”고 쓰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김 교사는 “우리 교실만 이런 게 아니”라며 손사레를 쳤다. 그는 “우리 학교만 해도 아이들 생일 때마다 미역국 끓여오는 선생님, 매주 칠판에 정성껏 편지를 쓰는 선생님도 계시다”고 전했다. 올해 교직생활 9년 차라는 그는 “온라인이나 교사 커뮤니티 등을 보면 (교직 생활 가운데) 힘든 부분을 주로 공유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안타깝다”며 “아이들이 행복한 우리 주변 진짜 교실의 모습을 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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