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방미 성과’라더니…부처 엇박자에 미 R&D센터 공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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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성과라며 풀었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기업 투자 유치' 선물 보따리가 공수표가 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와 투자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한 외국인투자기업이 산 경기도 오산시 땅이 오산세교3지구 공공택지 후보지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해당 땅에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할 수 없게 됐다.
다급해진 경기도와 오산시가 서울대병원을 유치하려다가 실패하고 장기간 유휴용지로 남은 땅을 외투기업에 제안했으나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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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기업 산 땅 공공택지 후보지 지정…지자체 ‘발동동’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성과라며 풀었던 ‘세계 1위 반도체 장비기업 투자 유치’ 선물 보따리가 공수표가 될 처지에 놓였다. 정부와 투자유치 업무협약을 체결한 외국인투자기업이 산 경기도 오산시 땅이 오산세교3지구 공공택지 후보지에 포함되면서, 사실상 해당 땅에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을 할 수 없게 됐다. 다급해진 경기도와 오산시가 서울대병원을 유치하려다가 실패하고 장기간 유휴용지로 남은 땅을 외투기업에 제안했으나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29일 경기도와 오산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동연 경기지사와 이권재 오산시장은 다음달 초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를 방문해 알앤디센터 건립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어플라이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이 기업은 2022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와 3자 간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같은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 성과로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으며, 양해각서 체결은 이와 관련한 후속 절차였다. 계약에 따라 어플라이드는 2025년까지 센터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8월 오산시 가장동 일대 1만8천여㎡의 땅을 매입했다.
하지만 어플라이드 쪽이 사들인 땅은 석달 뒤인 같은해 11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오산세교3지구(433만㎡·3만1천 가구) 공공택지 후보지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지구지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교3지구 내 개발이 제한되고 땅도 수용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센터 건립을 할 수 없게 됐다. 정부부처 간 엇박자 행정으로 투자 유치 기회를 날리게 될 판이다.
경기도와 오산시는 국토부와 산자부에 수차례 알앤디센터 용지를 세교3지구에서 제척시켜달라고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다음달 예정된 방미 일정도 취소됐다. 오산시는 서울대병원 유치를 위해 남겨둔 유휴용지 12만3천여㎡를 센터 대체 용지로 어플라이드 쪽에 제안했다. 원래 부지에서 약 3㎞ 떨어진 곳이다. 이 곳은 드라마 세트장 등으로 쓰이다가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있다.
오산시는 어플라이드 쪽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에 대비해 유휴용지 매각을 위한 감정평가를 진행하는 등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오산시 관계자는 “정부에 어플라이드 쪽 땅 제척 등을 요구했으나 다른 사례와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대체 용지를 공급해 연구센터 투자 유치 계획을 계속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대체 용지에 대한 기업 대책회의를 통해 기업의 긍정적인 입장을 들었으나, 대체 용지 감정평가 이후 대책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국토부와 산자부는 지난 27일 “외국인투자기업(AMAT) 매입부지에 대해 산업부 및 오산시와 연구센터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의 중이며, 대체 용지 제공 등을 통해 당초 일정대로 반도체 연구센터가 차질없이 건립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정하 김기성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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