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리모델링비도 대납’…1억 넘는 뇌물 받은 前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우정식 기자 2024. 4. 29. 16: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심 재판부, “항소 기각” 징역 9년형 유지
법원 로고. /조선DB

협력업체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자택 리모델링비와 차량 렌트비 등을 대납시킨 전직 국방과학연구소(ADD) 연구원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진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2)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9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ADD 책임연구원으로 용역업체의 납품 과정을 점검하는 업무를 맡았던 A씨는 협력업체 대표 B(48)씨에게 용역계약 체결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기로 약속하고, 그 대가로 2020년 7월 중순부터 2022년 5월 중순까지 26차례에 걸쳐 외제차(벤츠) 대여 비용으로 4800만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1년 5월 중순쯤 대전 유성구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한 뒤, 같은 해 7월 말까지 B씨가 4차례에 걸쳐 공사 대금 7000만원을 리모델링 업체 계좌로 대신 내도록 했다. 이밖에 현금 1300만원, 골프장 이용료 220만원 등 54차례에 걸쳐 B씨로부터 총 1억3300여 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제3자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드러났다. ADD 감사실은 내부 감사를 거친 뒤 경찰에 A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연구원은 작년 9월 이 사건으로 직권면직됐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B씨로부터 업체 대표로 근무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그에 따른 스카우트 비용을 받았을 뿐 뇌물이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월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고, B씨의 현금카드를 받아내 장기간 지속해 금품을 수수하고도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에게 차용금인 것으로 진술해 달라며 회유를 시도하고 실제 허위 차용증을 작성, 증거 자료로 제출한 점 등으로 볼 때 엄벌이 필요하다”며 A씨에게 징역 9년과 벌금 2억 원을 선고했다. 1억3300여 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A씨에게 뇌물을 건넨 B씨에 대해선 뇌물공여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1심 선고 후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이후 양형에 반영할만한 새로운 사정이 발생하거나 기존 사정이 특별히 변경되지 않았다”면서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