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죽는 건 없다” 알칸타라, 원태인 만나 밀리지 않았다…조용준 넘어 韓 기록 새로 쓴 1군 10G 투수, 앞으로도 지금처럼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4. 2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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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죽거나 그런 건 없다.”

전주고 졸업 후 2019 2차 4라운드 34순위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김인범은 올 시즌 전까지 1군 경기 단 세 경기에 불과한 무명의 선수였다. 주로 2군에 머물렀다. 187cm-97kg의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입단 당시부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쉬움이 컸다.

2019시즌 종료 후에는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프로야구리그에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시즌 첫 등판이었던 시드니 블루삭스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 호투를 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3이닝 12실점을 기록하는 날도 있고, 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는 날도 있는 등 기복이 있었다. 김인범은 10경기(선발 10경기) 2승 4패 평균자책 9.87을 기록했다.

키움 김인범. 사진=이정원 기자
키움 김인범. 사진=김재현 기자
2022년과 2023년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문제를 해결했다. 2022시즌 9경기 2승 평균자책 2.92, 2023시즌 30경기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5.79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전 열린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가능성을 봤다. 5선발 후보로 올려놓고 김인범의 실력을 확인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개막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4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4월 13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5경기 불펜으로 나와 5.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홍원기 감독은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김인범에게 선발 기회를 줬다. 4월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나왔다. 첫 선발 등판. 상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에 밀리지 않았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5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키움 김인범. 사진=김재현 기자
4월 26일 고척 삼성전에서도 좋았다. 5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비록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패전의 멍에를 김인범의 투구는 박수받기 충분했다. 에이스 원태인에 밀리지 않았다.

또 의미 있는 기록을 썼다. 2021년 1군 3경기 5.1이닝 무실점, 2024년 14.1이닝 무실점을 더해 19.2이닝 무실점. 이는 KBO리그 역대 데뷔전 이후 최다 연속 무실점 기록이다. 2002년 4월 5일부터 21일까지 조용준(당시 현대 소속)이 기록한 18이닝을 넘어선 것.

홍원기 감독은 “잠실에서도, 삼성전에서도 정말 준비를 많이 했다.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승리를 챙겼으면 좋았을 텐데, 승리를 챙기지 못해 많이 아쉽다. 이런 모습을 꾸준하게 보여주면 선발 로테이션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김인범은 겨울 훈련 때 선발 후보군에 올리고 준비를 했었다. 초반에는 불펜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가다가, 선발 투수가 헐거워지면서 로테이션에 올라왔다. 앞으로도 개수를 정해놓고 올려놓지는 않을 것이다. 내용을 보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만났던 김인범은 ”에이스들이랑 붙는다고 해서 기죽거나 그런 건 딱히 없었다. 내가 할 것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캠프 가기 전에 팔꿈치 수술을 했는데 올해는 제구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키움 김인범. 사진=김재현 기자
홍원기 감독은 김인범을 두고 ”경기 중에는 나 이상으로 웃음이 없는 것 같다. 표정 관리를 잘한다“라고 했다.

이에 김인범은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웃지 않았다. 좋은 생각만 하고 던졌다“라고 웃었다.

조용준의 기록을 넘어서 KBO리그 자신의 이름을 남긴 건 분명 의미가 있다.

김인범은 ”팀이 패해서 아쉽지만 기록을 세웠다는 게 의미가 있다. 팀이 연패 중이어서 연패를 끊고 승리하고 싶었는데, 그 점수로 인해 비등비등한 분위기가 상대로 넘어간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라고 분발을 다짐했다.

아직 첫 승이 없다. 김인범의 지금 당장 목표는 데뷔 승이다.

키움 김인범. 사진=김재호 특파원
김인범은 ”빨리 첫 승을 하고 싶다. 이제 한 게임을 책임져야 하는 선발 투수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지금처럼 한다면 감독님도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내 능력을 잘 발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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