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종주국 '굴욕'…중국산 빵·라면·소스까지 우리 식탁 점령

유예림 기자 2024. 4.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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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품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저렴한 중국산 먹거리도 국내 식탁에 오르고 있다.

과자,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 완제품을 비롯해 소스, 조미료 등 재료 품목의 수입도 모두 최고 수치를 기록하면서 대중국 무역 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빵,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과 조미료의 지난해 수입량은 모두 품목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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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중국산 식품 수출입 규모/그래픽=윤선정

공산품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저렴한 중국산 먹거리도 국내 식탁에 오르고 있다. 과자, 라면을 비롯한 가공식품 완제품을 비롯해 소스, 조미료 등 재료 품목의 수입도 모두 최고 수치를 기록하면서 대중국 무역 적자가 심화하고 있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빵,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과 조미료의 지난해 수입량은 모두 품목별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중 빵의 수입량은 3132t으로 집계됐다. 2000년대 초반 1t에도 못 미치던 중국산 빵 수입량은 2022년 처음으로 3000t을 넘어서는 등 최근 증가 추세다.

중국산 빵은 주로 대형마트보다는 일부 식자재 마트나 무인 매장, 지역 시장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빵은 원산지 때문에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아 일부 대형마트나 온라인 채널에서 작은 규모로 취급되고 있다"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판매 품목이 이전보다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 중 쌀과자도 수입 규모가 커졌다. 중국산 쌀과자 수입량은 지난해 5754t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일례로 중국의 '밀크 클래식 쌀과자'는 최근 SNS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자 편의점 발주가 제한되는 등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소스, 조미료 등 재료로 쓰이는 품목도 마찬가지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마라탕 열풍이 불면서 마라탕과 마라샹궈 소스, 훠궈 소스 등을 사용한 중국 음식 수요가 높아지면서다. 지난해 소스와 혼합조미료 수입량은 8만250t으로 집계됐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마라 소스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외식업체는 대부분 저가에 대용량인 중국산에 의존하는 탓에 수입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들 품목은 모두 식탁에 자주 오르는 먹거리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식품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가공식품(4.2%), 외식(4.4%)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2%)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돌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김치의 무역 적자 규모 만큼은 아니지만 라면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식품의 대중국 수출 규모가 적어 대중 무역수지 적자 폭도 커지고 있다. 외식업을 중심으로 값싼 중국산 김치 수요가 꾸준하면서 김치는 해마다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치의 지난해 무역 적자액은 1억6347만달러였다. 빵(883만달러), 쌀과자(2184만달러), 소스·조미료(6708만달러) 모두 지난해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라면이 유일하게 무역수지 흑자를 거뒀지만 수입량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984t을 기록하며 수입 규모가 큰 폭으로 커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식품은 위생 우려가 있지만 무인 식품 매장, 과자·아이스크림 할인점 등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게 되면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며 "물가 상승에 비례해 저렴한 식품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었다"고 말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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