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변요한X신혜선, 비정상과 비호감이 만났을 때 [ST종합]

서지현 기자 2024. 4.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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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죽었다 언론배급시사회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비정상적인 인물들의 예측할 수 없는 전개다. 비호감들의 향연이지만, '美친' 속도감이 매력적인 '그녀가 죽었다'다.

29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그녀가 죽었다'(연출 김세휘·제작 엔진필름)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려 김세휘 감독, 배우 변요한, 신혜선이 참석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그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다.

김세휘 감독은 작품 구상 과정에 대해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가장 걱정하면서 신경썼던 포인트는 주인공들의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옹호하거나 미화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들에게 닥치는 시련들은 행동에 대한 결과들이었다. 그릇된 신념을 있는 그대로 보여드리고자 했다. 그리고 관객분들이 평가하시길 바랐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뒀다"고 설명했다.

공인중개사 구정태 역을 맡은 변요한은 "공인중개사라는 직업이 신뢰도가 굉장히 높은 직업이고, 너무 좋은 일을 많이 한다. 하지만 구정태는 직업을 이용해서 사생활과 취미, 호기심을 풀어나가는 인물이다. 대본에 나와있는대로 집중했다. 더 좋은 시각으로, 더 좋은 것을 볼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런 부분들을 구정태를 통해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게 와 닿을지 궁금하다. 그동안 강한 역할을 많이 해서 이번 작품에선 배우들과 호흡을 잘 할 수 있다면 구정태를 잘 해낼거라 확신이 있었다"고 작품 참여 소감을 전했다.

반면 인플루언서 한소라 역의 신혜선은 "사실 이번엔 공감을 하고 싶지도 않았고, 이해를 하고 싶지도 않았다. 감정적으로 동화되는 경험을 하진 못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제가 가진 얼굴과 느낌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 가장 가증스러워 보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죽었다 언론배급시사회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특히 '그녀가 죽었다'에선 구정태와 한소라의 내레이션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신혜선은 "시나리오 때부터 내레이션들이 있었다. 촬영할 때 이 부분에서 이런 내레이션이 들어갈거라고 인지하고 촬영했다"며 "영화 촬영하고 후시 녹음을 했을 때 그 장면을 보여주시지 않냐. 장면을 보면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연스럽게 녹음을 할 수 있었다"고 연기 후일담을 전했다.

변요한 역시 "저도 같은 방법이었다. 내레이션까지 계산하면서 마임 같은 액팅을 하고 서브 텍스트를 갖고 가야 했다. 그런 내레이션 신들이 있을 땐 조금 더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연기했다. 정확히 들어갈 틈을 주기 위해 조금 더 조심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세휘 감독은 "내레이션 없이 시나리오를 쓰려고 했더니 인물들이 이해가 안 됐다. 주인공으로서 인물에게 감정적 이입을 하고 진행시켜야 하는데 너무 비호감적인 인물이었다. 그래서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말을 걸면 그래도 듣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감정적 포인트를 갖고 가면서도,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내레이션을 넣었다"며 "구정태 내레이션과 한소라 내레이션은 결이 다르다. 구정태는 조금 더 관객들에게 말을 걸고 친근한 방식이다. 한소라는 캐릭터에 맞게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형식이다. 계속해서 자신의 행동을 불쌍하게 여기고, 연민하는 부분들이 있다. 둘은 같은 사람이지만 방식이 다르다. 구정태는 밖으로 향하고, 한소라는 안으로 향하는 인물로 잡고 내레이션을 썼다"고 설명했다.

극 중 구정태는 관음증을 가진 인물이다. 이로 인해 스토킹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다만 김세휘 감독은 "스토킹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최대한 경계하기 위해서 캐릭터가 당하는 사건들을 각자의 행동과 잘못에서 비롯된다. 결과론적으로 구정태는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평판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이 됐다. 자신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벌을 받았다. 마지막까지 그걸 깨닫지 못하는 듯 하지만, 그걸 짚어주는 캐릭터로서 오형사(이엘)가 있다"며 "미화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관객분들도 그렇게 판단하시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세휘 감독은 "이 캐릭터들은 확실히 비정상적이고, 비호감적인 부분이 있다. 이런 캐릭터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이 있었다"며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SNS 사회 소통 현상이 막을 수 없는 하나의 주요한 소통의 창구가 됐다. 그러면서 부작용처럼 나타난 '관종', 염탐, 관음, '부계' 이런 개념들도 외면할 수 없는 실존적인 현상들이라 생각한다"며 "관객들이 이 캐릭터를 봤을 때 동질감을 느끼면서도, 경악할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저정도는 아니야'라는 마음이 드실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추가적으로 저희 캐릭터들은 관객들이 동정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구정태도, 한소라도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명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정당화한다. '나는 그냥 보기만 했잖아' '내가 제일 불쌍해' 등의 말을 한다. 끊임없이 변명하는 모습들이 관객들에게 동정을 느낄 틈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걸 표현하기 위해선 완전 호감적인 인물보단, 아예 비호감적인 인물이나 관종, 관음의 끝에 있는 사람들이 주제에 맞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5월 15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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