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병원·의과대 교수 집단 사직에 개강도 늦춰

윤교근 2024. 4. 29. 16: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의료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학병원 교수의 사직 선언에 이어 의과대 교수 집단사직이 이어졌다.

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김석원 교수는 29일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교 측의 사표 수리와는 별개로 이번주 중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료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학병원 교수의 사직 선언에 이어 의과대 교수 집단사직이 이어졌다. 일부 대학에서는 실습을 연기하기도 했다.

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김석원 교수는 29일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교 측의 사표 수리와는 별개로 이번주 중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애초 이달말까지 근무하고 병원을 떠나기로 했으나 외래 진료 등을 위해 2주간 근무하고 병원을 떠나겠다”며 “후임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29일 충북대병원 정형외과 김석원 교수가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기자회견에서 “외래 진료가 끝나는 2주 뒤 병원을 떠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윤교근 기자
김 교수는 지난달 7일 사직 의사를 밝히고 20일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 사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전공의들이 돌아오는 등 해결되면 병원에 남을 수 있다”며 “일방적인 수술 연기 통보를 한 환자들께 죄송한 마음이고 제자들(전공의)을 볼 면목이 없다”며 울먹였다.

이 자리에 함께한 배장환 충북대병원·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 충북대에서 개인적으로 사직을 결정한 교수는 외과와 내과 교수”라며 “신원조회가 끝나면 곧바로 사직이 이뤄지는 교수가 있고 오는 6월1일 사직하는 교수 등 교수들의 이탈이 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열릴 대학 측의 의대 정원 회의를 막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직원을 올리며 글을 남겼다.

충북대에서 ‘헤어질 결심’은 배대환 심장내과 교수가 신호탄을 올렸다. 배 교수는 지난달 4일 SNS에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엔 “면허 정지한다는 복지부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 총장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돌아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들과 같이 일할 수 없다면 중증 고난도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는 없어 사직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 원광대 의과대학과 원광대병원 교수들도 이날 오전 8시30분쯤 병원 대강당에 모여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사 가운을 반납했다. 지난달 25일에 의사들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두 번째다.

29일 충북대병원 의과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대학 측의 의대 정원 회의가 있는 대학 본부로 향하고 있다. 윤교근 기자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이유에 대해 “대학 본부가 의대 증원 과정에서 토론이나 설문조사 등을 거친 다른 대학과 달리 어떠한 상의나 의견 수렴을 하지 않았다”며 “게다가 의대 정원 신청 이후 학칙 개정의 중요한 일정도 일방적으로 추진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만 “의사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기존 환자에 대해서는 진료 등을 마친 뒤 병원과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주 1회 휴진 계획도 밝혔다. 강홍제 비대위원장은 "최근 2개월간 의대 교수들이 주중 5일 근무에다 주중 야간과 주말 당직까지 교대로 수행해 체력적 한계를 넘어선 상태”라며 “이런 근무를 지속할 경우 환자에게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매주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9일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충북대병원∙의과대학 교수들과 학생들이 증원 관련 회의가 열릴 예정인 대학본부 앞을 막아섰다. 윤교근 기자
원광대 의대는 이날 개강했으나 정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은 출석하지 않았고,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서 제출 이후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교수들은 “현재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의대 증원 확대 정책 폐기”라고 강조했다.

전북대는 모집인원을 축소 변경하기로 했다. 대학 측은 이날 오전 9시 정원조정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당초 200명에서 171명으로 잠정 정했다,

대구지역 의대들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습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경북대에 따르면 이날 의대 본과 3∙4학년을 대상으로 임상실습 수업을 재개했다. 임상실습은 지난 2월 일주일가량 진행 후 중단됐다가 이날 재개됐다. 참여 학생 수는 2개조, 6명으로 알려졌다. 이는 본과 3∙4학년 총원 212명 중 2.83%에 해당한다. 홍원화 총장은 “수업 참여 학생 중에는 다회 유급으로 퇴학 위기에 있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다"며 "최대한 조 편성을 해서 실습이 많이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의대 임상실습 개강을 연기했다. 대학 관계자는 “인터넷 강의는 하고 있으나, 임상실습은 연기됐다”며 “의대에서 임상실습 개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의대 임상실습 수업을 내달 7일 재개할 예정이다.

청주∙익산∙대구=윤교근∙김동욱∙김덕용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