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소도 행복하지 않은 소싸움... "올해가 마지막이길"

고은경 2024. 4. 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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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 하는 소를 훈련해 싸움을 붙이는 건 동물학대로 즐거움을 얻는 비윤리적인 행위입니다."

그러면서 "소싸움 대회가 동물보호법상 허가되지 않는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동물학대에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한 줄짜리 예외 조항도 더 이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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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대구시당 대구 달성군 앞에서 반대 집회 
싸움소 다치고 우주 부상 입어도 계속되는 소싸움
14일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개막된 청도소싸움축제 소태백 결승전에서 소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청도=뉴스1
"말 못 하는 소를 훈련해 싸움을 붙이는 건 동물학대로 즐거움을 얻는 비윤리적인 행위입니다."

녹색당 대구시당은 27일 대구 달성군 소 힘겨루기 대회가 열린 대회장 앞에서 대회를 반대하는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또 대회장 인근에 '소싸움은 전통문화가 아니라 동물학대입니다', '동물학대 소싸움 멈춰'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올해 대회에는 대구시 예산 3,000만 원과 달성군 예산 1억5,000만 원이 들어갔으며 지난해(114마리)보다 56마리 많은 소 170마리가 대회에 참가했다.

녹색당 대구시당 관계자가 27일 대구 달성군 달성 소싸움대회가 열린 대회장 앞에서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녹색당 대구시당 제공

이들은 "'소싸움'이라는 대회 이름에 동물학대적 요소가 드러나 '소 힘겨루기 대회'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그 내용은 여전히 소싸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달성군민의 세금 1억5,000만 원이 들어간 행사가 앞으로 모든 연령대를 다 아우를 수 있는 축제로 탈바꿈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소싸움대회를 허가받은 지자체는 11곳이지만, 동물학대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전북 정읍시와 완주군에 이어 올해는 경남 김해시와 함안군까지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회를 열지 않고 있다.

동물권행동 카라·동물자유연대·동물해방물결·채식평화연대 회원들과 녹색당 동물권위원회·녹색정의당 관계자들이 3월 12일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소싸움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조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소 인형탈을 쓴 집회 참가자에게 손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가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26일 '2024년도 국가무형유산 지정(인정) 조사 계획'을 공개하며 신규 종목에 소싸움을 포함했다가 동물단체와 시민들의 반대로 검토를 보류하고 학술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들은 "소들의 힘겨루기는 자발적 행동이 아니라 인간이 강제로 소를 구경거리의 공간에 몰아넣고 싸움을 부추기는 것으로 행해진다"며 "이는 명백한 동물학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싸움 대회가 동물보호법상 허가되지 않는 '도박, 광고, 오락, 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가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동물학대에 '민속경기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는 한 줄짜리 예외 조항도 더 이상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대선 정읍녹색당 공동 위원장은 "최근 경남 의령군 소싸움대회에서 김해 범걸이라는 싸움소가 상대 소의 뿔에 받혀 큰 상처가 난 일도 있었고, 청도 상설 소싸움장에서는 우주(소 주인)가 싸움소에 받혀 큰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람도 소도 행복하지 않은 오로지 그들만의 잔치인 소싸움대회는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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