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기초·장애연금’ 훔치다 계모 살해한 40대男…檢, ‘징역 35년’ 항소

사망한 부친 고향에 시체 암매장하기도
檢, 1심서 무기징역 구형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의붓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1심서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은 형량이 너무 낮다며 불복 항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공판부(이재연 부장검사)는 강도살인·시체은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성 배아무개(49)씨의 1심 판결에 대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1심 결심공판 당시 검찰의 구형량은 무기징역이었다.

배씨는 작년 10월1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계모 A(75)씨의 집에서 A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배씨는 A씨의 기초연금과 누나의 장애인 연금이 든 통장을 갖고 나오던 중 A씨에게 제지당하자 범행한 후 통장에서 160여만원을 인출하기도 했다.

배씨는 범행 다음 날 마대자루와 삽 등과 함께 A씨의 시신을 빌린 차량에 적재, 고향인 경북 예천의 내성천교 인근 모래밭에 암매장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조사 결과, 계모 A씨는 남편이 지난 2022년 4월 사망한 후 기초연금 32만원과 의붓딸인 B씨의 장애인 연금 및 기초연금 88만원으로 어렵게 생활해 왔다. 배씨의 경우 이를 지속적으로 눈독을 들이다 범행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1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형사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선고공판에서 징역 35년형을 선고하고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배씨)와 피해자의 관계에 비춰볼 때 죄책이 더욱 무겁다고 판단된다"면서도 "범행 수법이 기타 다른 범행과 비교했을 때 매우 잔혹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