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아픔 간직한 동광분교 ‘4·3학생교육관’으로
2028년 3월 개관 목표로 추진
제주4·3사건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옛 동광분교에 ‘제주4·3학생교육관’이 들어선다.
제주도교육청은 폐교인 옛 동광분교를 4·3교육의 장인 제주4·3학생교육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4·3학생교육관은 총사업비 150억원이 투입돼 지상 2층 규모의 건물로 지어진다. 교육실과 세미나실, 전시실, 사무실 등이 갖춰진다.
4·3학생교육관은 학생 뿐만 아니라 도민을 대상으로 4·3교육, 특별강연, 전시, 체험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4·3학생교육관은 4·3의 흔적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는 동광마을과 연계해 보다 생생한 4·3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은 4·3학생교육관이 학생들에게 4·3의 역사적인 사실은 물론 사건이 담고 있는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전달하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지난 26일 4·3학생교육관 건립 건축기획 용역 최종 보고회를 마무리했다. 내년 실시설계 후 착공을 거쳐 2028년 3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시 서남쪽에 위치한 안덕면 동광리는 4·3 당시 마을주민 160~170명이 희생당할 정도로 피해가 컸다.
자연동굴로 연결된 큰넓궤와 도엣궤는 4·3 당시 동광리 주민들이 군경을 피해 집단으로 피난 생활을 했던 곳이다. 초토화 작전이 시작된 1948년 11월 중순 토벌대가 들이닥치자 마을 주민 120여명은 동굴로 숨어들었다.
주민들은 50여일간의 피난 생활 끝에 결국 발각됐고 도망치다가 붙잡힌 상당수의 주민들은 정방폭포로 끌려가 집단총살당했다. 학살 직후 시신 수습조차 허락되지 않아 유족들은 시신 없이 헛묘를 만들어야 했다. 동굴에는 당시 주민들이 사용했던 생활용구 파편이 널려있어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케 한다. 영화 <지슬>의 배경이 됐던 곳이다.
소개령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주민들은 무등이왓에서 구타당하고, 총살당했다. 당시 130여호가 살던 큰 마을이었던 무등이왓과 삼밧구석은 주민 대부분이 몰살당하면서 복구되지 못한 채 ‘잃어버린 마을’이 됐다.
2009년 폐교된 서광초등학교 동광분교는 현재 동광리 마을회가 임대해 사용 중이다. 동광분교는 4·3 당시 토벌대에 의해 불타고, 군인들의 매복 훈련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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