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휴진에 또 군의관·공보의 투입하는 정부 "대란 없을 것"
박민수, 의료계 '증원 원점 재검토'案 관련 "정부가 받을 수 없는 조건"
"의사들과 일대일 대화 가능, 조건 없이 나와달라" 강조…혈관스텐트 등 수가↑
정부가 30일부터 '빅5' 등을 중심으로 본격화되는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에 따라 발생할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추가로 파견한다. 정부는 이들이 교수들을 완전히 대체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최소한의 부득이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앞서 군의관과 공보의는 이미 전공의 이탈로 인력난을 겪는 상급종합병원 등에 투입돼 왔다. 의료기관 간 환자 전원을 조정하는 광역응급의료상황실 등에도 차출돼 근무 중이다.
정부 "군의관·공보의, 교수 완전대체 어렵지만 최소한의 조치"
지난 2월 말부터 '제자'인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워 온 의대 교수들은 현재 잦은 당직 등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오는 30일 중증·응급 등을 제외하고 개별 휴진에 들어가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병원들로 '주 1회' 휴진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박 차관은 "군의관이 교수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러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교수님들이 현장을 비우게 되면 진료 공백이 예상되기 때문에 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대본 집계에 따르면, 군의관 및 공보의는 이달 22일 기준으로 총 63개 의료기관에서 396명이 지원 근무 중이다. 정부는 군의관 추가 수요에 대해 이날까지, 공보의 수요는 말일까지 조사를 마칠 예정이다.
정부는 내달 이후 앞서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들이 실제 병원을 이탈할 거라는 우려에 대해 '의료대란'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다만 현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합당한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실제 (공식적인) 형식과 요건을 갖춰서 (대학·병원에) 제출된 사직서는 굉장히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수들이) 실제로 현장을 떠나서 공백이 예상되는 일들은 크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아마 교수님들이 이렇게(사직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정부 정책에 대한 어떤 항의의 표시이지, 정말로 환자를 뒤로 하고 떠나는 (것이) 본심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며 "환자 곁을 지켜주실 것으로 믿고 있고, 또 그렇게 해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복지부가 휴진 등 교수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관계법령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앞서 밝힌 것을 두고는 "정부로서 모든 부분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면서도 "'1일 휴진' 등은 구체적인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될 것 같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박 차관은 "무작정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지금도 저희가 그런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가급적 환자 곁을 지켜주십사 하는 호소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며 교수들의 '진료 유지'를 당장 강제할 계획은 없음을 강조했다.
"의료계와 1:1 대화 가능"…혈관스텐트 등 필수의료 수가 대폭 인상
정부는 또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의료개혁 특별위원회가 아닌 일대일(1:1) 협의체를 통한 대화도 가능하다며 의료계의 '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의료개혁 특위에 불참하고 있다.
박 차관은 "정부는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 여러분이 보다 나은 여건에서 근무하고 자긍심을 갖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개선대책을 논의하는) 의료개혁 특위가 공식 출범했고 정부는 의사 여러분들과 1:1로 대화할 의지도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부연했다.
여전히 '증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는 전공의 등의 입장에 대해선 "정부가 받을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지금 대화가 성립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차관은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번아웃' 등을 언급하며 "상황을 빨리 마무리짓고 정상화해 나가야 되는 것은 정부뿐만이 아니라 우리 의료인들한테도 주어진 책무"라며 "조건을 내걸지 말고 정부와의 대화 자리에 나와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필수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상강화'를 신속 추진과제로 지정한 정부는 이날 중대본에서 급성심근경색증 발생 시 스텐트 삽입술 또는 풍선확장술 등의 수가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심장혈관 중재술의 경우, 기존에는 총 4개 심장혈관 중 2개 이상에 대해 시술해도 2개까지만 수가를 산정했지만, 이제는 '모든 혈관' 시술에 수가 산정을 적용하고 시술 수가도 최대 130%에서 최대 270%로 끌어올린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상급종합병원에서 4개 심장혈관에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할 경우 약 227만원(현행 2개 혈관만 인정)에서 2배 이상 오른 약 463만원의 수가가 적용된다.
일반 시술의 1.5배 수가가 적용되는 급성심근경색증 응급시술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는 △심전도검사 등에서 급성심근경색증이 명확하다고 나오거나 △활력징후가 불안정한 사례에만 인정됐지만, 유럽심장학회 지침에 따라 '임상적으로 응급시술이 필요해 24시간 이내 시행'하는 경우로 대상 범위를 넓히겠단 것이다.
이같은 개선 내용은 급여기준 고시 개정 후 6월 1일부터 실시된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2028년까지 총 10조원의 건보 재정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난이도·업무강도 등이 높아 의료 공급이 부족한 외과계와 내과계 중증질환 분야에는 5조원 이상, 분만·소아 등 수요 감소 분야의 인프라 유지를 위해서는 3조원 이상,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 네트워크 구축 운영에는 2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이른바 '5·3·2' 투자계획도 재확인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의료개혁을 통해 수십 년 동안 누적되어 온 의료체계의 왜곡을 바로잡고 정상화시키겠다"며 "당면한 지역·필수의료의 위기를 개선하는 것뿐 아니라, 초고령화, 질병 구조의 변화 등 미래수요 급증과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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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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