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젓가락인데?” 가위 들고 이웃집 찾은 男 ‘발뺌’…경찰 추궁에 덜미

개 짖는 소리에 화나 범행
특수협박혐의로 검찰 송치

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이웃집 앞을 서성이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경찰청 유튜브 갈무리

 
이웃을 흉기로 위협한 뒤 발뺌한 남성이 경찰의 끈질긴 추궁 끝에 덜미를 잡혔다.

29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인천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웃을 향해 흉기를 휘두른 남성 A씨가 최근 특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1월31일 새벽 개 짖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언쟁이 있던 이웃집을 찾아가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공개된 당시 영상을 보면 밤 12시45분쯤 자신의 집에서 나온 A씨가 이웃집으로 향한 뒤 문 앞에서 서성였다. 인기척을 느낀 이웃 주민이 문을 살짝 연 순간, A씨는 문틈 사이로 흉기를 휘둘렀다.

깜짝 놀란 주민이 곧바로 문을 닫았지만 A씨는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고 문 앞을 맴돌았다. 계속 기다려도 인기척이 없자 그는 포기한 듯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찾아가자 A씨는 “칼이 뭐예요?”, “우리 집엔 칼 없어요” 등 극구 부인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경찰의 끈질긴 추궁에 A씨는 결국 “매일 개가 짖어 단순히 말로만 주의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그럼 칼 말고 뭘 들고 나왔냐”고 다시 추궁했고, A씨는 ‘나무젓가락’을 꺼내 보였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이 A씨의 집을 수색한 결과 집에 없다던 칼과 가위를 발견했다. 폐쇄회로(CC)TV에서도 A씨가 가위를 든 모습도 포착됐다.

조사 결과 소음 문제로 평소 이웃에 불만을 품다 화를 참지 못한 A씨가 집에 있던 가위를 들고 이웃집을 찾아가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 체포 후 특수협박 혐의를 적용,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