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집단행동 “의료법에 공무원법까지 위반”…일각선 “의료농단 막기위한 형법상 정당 행위”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대하는 전국 의대 교수들이 사직을 시작하기로 한 가운데 25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의과대학 교수들의 사직과 주 1회 휴진 등을 두고 정부가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의사들이 ‘교수들을 범죄자 취급하느냐’며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사들에 대한 법률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의료계와 법조계, 정부 등에 따르면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과 주 1회 휴진 결정을 두고 법률 위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법조계에서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은 국가공무원법과 의료법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립대 교수는 국가공무원법을 적용받는데 국가공무원법은 제66조에서 ‘공무 외 집단행동’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사립대 교수 역시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게 돼 있어 예외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집단적인 휴진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거부하지 못하게 하는 의료법 15조 위반도 될 수 있다. 병원의 정상적인 진료 업무를 마비시키는 업무방해 행위로 여겨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교수들의 사직과 휴진은 정당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소송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는 “국립대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은 윤석열 정권의 불법적 의료농단 시정을 촉구하고,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라며 “집단행동이 아니라, 체력적 한계에 직면한 교수들의 생명과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개별적 행위이므로 형법상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맞서고 있는 가운데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새 집행부를 꾸리면서 통상 2명 수준이던 변호사 출신 법제이사를 4명으로 늘려 대응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회원 대상 법률서비스를 로펌 수준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가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법률 위반 검토에 들어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나 진료 축소 행위에 대한 법률 검토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정부로서 법적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이고, 교수님들의 휴진은 현장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의 법률 조치보다도 ‘대화’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무작정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가급적 환자 곁을 지켜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환자 곁을 지켜달라는 게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정부가 의료계에 대화를 요구하는 만큼 교수들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등에 대한 행정처분도 모두 보류했다.

더구나 의대 교수들은 사직을 예고하고도 현장에 남아 환자 진료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고, 한꺼번에 병원을 이탈한 상황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주 1회 휴진도 각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차원의 결정이며, 교수들은 개별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것과 ‘조치’는 별개”라며 “실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