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그리움'의 색채로 그려지는 아버지"…조성기 작가의 아버지 이야기

김정한 기자 2024. 4. 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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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기 작가가 신간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에서 아버지의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한 1961년부터 그가 암살당한 1979년까지를 주 무대로, 교원노조 활동으로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감정의 변화와 재해석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작가는 부자 관계의 기억을 치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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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아버지의 광시곡'
아버지의 광시곡(한길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조성기 작가가 신간 장편소설 '아버지의 광시곡'에서 아버지의 초상화를 통해 작가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박정희가 대통령에 취임한 1961년부터 그가 암살당한 1979년까지를 주 무대로, 교원노조 활동으로 용공분자로 몰려 실직자로 전락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다.

부산지역 초등교원노조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아버지는 5·16 군사정변 직후 육군형무소에 수감된다. 용공 혐의를 뒤집어쓴 아버지는 6개월 형기를 마친 후 교사직에서 해고당한다. 석방된 후에도 1975년 '긴급조치 9호'가 선포되자 다시 감시받는다. 급기야 연좌제를 물어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따로 사는 '나'에게 형사들이 찾아온다.

'나'는 아버지의 기대와는 다른 길을 간다. 경기고 졸업 후 서울법대에 입학했으나 사법시험을 거부한다. 또한 종교에 빠져 선교단체가 지정해 준 신부와 결혼한다. 결혼에 반대했음에도 막상 결혼식장에선 만발한 웃음으로 며느리를 맞는 아버지의 모습은 역사가 심은 분노와 투쟁심에도 숨길 수 없는 자식 사랑을 드러낸다.

작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감정의 변화와 재해석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버지는 교사 동지들의 눈에는 존경스러운 투사이자 사회운동가다. 반면 작가에게는 다정한 모습, 분노에 찬 술주정뱅이 실직자의 모습, 그토록 거부하던 종교에 기대는 무력한 모습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근간에 깔린 메시지는 애틋한 만큼 아픔으로 다가오는 아버지의 사랑이다. 작가는 부자 관계의 기억을 치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애증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려낸다. 이 이야기를 통해 떠나버린 시간을 되새기고,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며, 우리 각자의 아버지의 삶을 되돌아볼 기회를 선사한다.

◇ 아버지의 광시곡/ 조성기 글/ 한길사/ 1만 7000원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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