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첫 정식 재판, 증인 불출석해 공전

문재인 정부가 전(前) 정부에서 임명한 공공기관장들을 부당하게 사퇴시켰다는 이른바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의 첫 정식 재판이 16분 만에 종료됐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뉴스1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중남) 심리로 열린 백운규 전 산자부 장관과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직권남용 혐의 첫 재판은 증인인 정창길 전 한국중부발전 사장이 불출석하며 공전했다. 정 전 사장은 임기가 1년 4개월 남은 2017년 9월 당시 산업통상자원부의 압박에 따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 측은 이날 재판에 첫 증인으로 정 전 사장을 신청했는데, 재판부에 증인신청이 전달되지 않으면서 정 전 사장에게도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재판부는 “정 전 사장이 소환장 없이도 출석할 가능성을 고려해 재판을 열었다”며 “5월 20일 열리는 재판에 다시 소환하겠다”고 했다.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뉴시스

한편 백 전 장관과 조 전 수석 모두 이날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2017~2018년 산자부·과기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사표를 내게 한 혐의로 작년 1월 기소됐다. 검찰은 백 전 장관이 기관장들을 호텔이나 식당으로 불러내 잔여 임기나 실적에 상관없이 ‘이번 주까지 사직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건은 2018년 12월 당시 청와대 특별감찰반 소속 수사관이던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의 공익 제보로 드러났다. 검찰은 먼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기소했다. 김 전 장관은 2022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기관장 등에게 사퇴를 압박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