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 죽는 사람, 엄청나게 많다"…탈북자가 전한 北 참상

황진현 인턴 기자 2024. 4. 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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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의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8일 일본 TBS는 탈북자 김씨가 2023년 4월 북한의 황해남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영상을 촬영한 김씨는 지난해 5월 7일 탈북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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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의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사진= TBS 보도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진현 인턴 기자 =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의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8일 일본 TBS는 탈북자 김씨가 2023년 4월 북한의 황해남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코로나로 인해 4년 동안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 사회의 모습들이 담겨있다.

영상 속 거리에는 한 남성이 쓰러져 누워있었다. 김씨가 근처 가게 주인에게 남성에 관해 물어봤더니 "전날 오후부터 쓰러져 만져봤는데 아직 죽지 않았고 굶주리고 쓰러져 있는 것 같다"며 "곧 죽을 것"이라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다른 영상에는 담배를 피우며 구걸하러 온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김씨는 "당신 작업반에도 굶어 죽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지 않냐"라고 묻자 남성은 "엄청나게 많다. 어쩔 수 없이 일하러 가는 사람도 많다"며 한숨을 쉰 뒤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다른 영상에는 담배를 피우며 구걸하러 온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사진= TBS 보도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영상을 촬영한 김씨는 지난해 5월 7일 탈북해 한국으로 입국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을 제3국을 거치지 않고 목선을 타고 한국으로 왔다.

어업에 종사하던 김씨는 "눈앞에 펼쳐진 연평도를 볼 때마다 스스로 북한에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가족과 헤어지는 아픔을 겪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온 가족이 함께 할 방법을 찾기 위해 6개월 동안 고민했다"고 전했다.

탈북한 이유에 대해 김씨는 "여기선 전혀 이해가 안 되겠지만 북한에서는 집 밖으로 나오면 모든 것을 100% 의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며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걷고 있으면 누군가 호루라기를 불고 '왜 청바지를 입냐', '노동시간에 어딜 가냐' 등의 이유로 신체검사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북한은 국민 통제를 더욱 강화했고 식량 공급을 국가가 독점해 암시장을 통해 쌀과 다른 생필품이 거래됐다.

그러던 어느 날 단속반이 수색 영장을 들고 김씨의 집에 찾아와 모아둔 쌀을 빼앗기도 했다. 김씨는 "우리 돈으로 산 음식은 우리 것"이라고 항의했다. 그러자 단속반은 "이 땅이 당신 땅이냐"며 "당신이 숨 쉬는 이 모든 공기는 당의 소유"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씨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탈북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김씨가 탈북할 때 탔던 목선(사진= TBS 보도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북한은 코로나로 인한 통제로 '고난의 행군'이라고 불리던 1990년대 대기근과 맞먹는 식량 부족을 겪었다. 김씨는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힘들었다. 그때는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서는 굶어죽는 사람이 없었다"며 "그런데 코로나 이후 통제 때는 매일 '누구 아버지가 죽었다', '누구 자식이 죽은 것 같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생존을 위한 강력 범죄가 증가했고 살인이나 강도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며 "공개처형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개처형을 봤냐는 질문에 "2023년 4월 중순 한 대학생이 중년 여성을 살해하고 480만원을 훔쳐 달아나 처형당했다"고 답변했다.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처형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는 "2022년 7월 26일 22세 남성이 친구들과 한국 음악과 영화를 봤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다"며 "처형을 직접 봤기 때문에 기억난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평가하냐 라는 질문에 김씨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없다"며 "최고지도자가 하는 일에 대해 ‘이렇게 해야 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hyunh9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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