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NC 연고 이전설, 무슨 일이 있었나?
‘낙동강 3연전’을 스윕하며 기분 좋게 일주일을 마무리한 NC가 난데 없는 ‘연고지 이전설’에 휘말렸다.
경남 마산합포가 지역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글이 발단이 됐다. 최 의원은 지난 26일 허구연 KBO 총재와 함께 창원NC파크에서 NC-롯데전을 지켜보며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수도권 성남시, 울산광역시 같은 곳에서는 프로야구팀 유치하려고 열성인데, 지금처럼 NC마산구장 관객 접근이 어려우면 구단이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조건 좋은 도시로 연고구장을 옮길 수 있다고 (허 총재가) 우려했다”고 적었다. 교통 사정 탓에 창원과 진해 지역에 사는 팬들이 마산에 위치한 야구장까지 가기가 어렵다는 얘기 중에 연고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된 것이다. 최 의원의 글이 알려지며 KBO와 NC 구단 사이 연고 이전이 논의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반응이 이어졌다.
NC는 연고 이전설을 즉각 부인했다. 구단 관계자는 29일 통화에서 “연고 이전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 지역에 뿌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KBO 역시 연고 이전을 NC 구단측과 논의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통화에서 “허 총재가 최 의원과 나눈 대화는 창원과 NC 팬들을 위해 교통인프라 개선이 절실하며, 이에 대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의 표시였다”고 설명했다.
글을 올린 최 의원 역시 같은 반응을 내놨다. 최 의원은 통화에서 “교통 문제가 계속되니 KBO도 NC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며 “연고지 이전 이야기도 그만큼 교통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NC는 그간 관중 동원에 적잖은 애를 먹었다. 2019년 창원NC파크 개장부터 6년 동안 코로나19로 제대로 관중을 받지 못한 세 시즌을 제외하고 나머지 세 시즌 동안 최근 롯데와 두 경기를 포함해 일곱 차례 매진에 그쳤다. 다른 구단에 비해 연고 지역 인구가 적은데다, 지리적 위치상 원정 팬을 모으기도 어렵다. 실제로 올 시즌 개막 두산전을 제외하고 일곱 차례 매진 사례 중 여섯 차례가 롯데와 삼성전이었다. ‘당일치기’가 가능한 부산과 대구 연고 구단들이다.
같은 창원 지역 안에서도 교통 접근성 문제로 야구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 구단이 지하철 역 바로 인근에 야구장이 있지만, 창원은 지하철이 없다. 지형적 문제로 지하철 건설 자체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역내 교통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때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 체계)’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4월 착공을 했지만, 오히려 교통난을 가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건 도시철도다. 창원중앙역에서 경남도청과 창원시청을 거쳐 창원NC파크까지 잇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비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허 총재가 꺼낸 ‘연고지 이전’은 결국 정치권이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이 SNS에 대화 내용을 올린 것도 그만큼 지역 교통 문제가 심각하며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연고지 이전’이라는 예민한 이슈를 경솔하게 꺼내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허 총재와 최 의원이 함께 야구를 보며 나눈 개인적인 대화라고 하지만, KBO 총재와 지역 국회의원 사이 나눈 대화가 ‘개인적’일 수는 없는 일이다. 선의에서 내놓은 이야기라고 해도, 때아닌 연고 이전설에 적지 않은 팬들이 혼란을 겪은게 사실이다. NC 구단도 입장이 곤란해졌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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