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의회 폭동 때 의사당 청소, 이젠 한국계 첫 美 상원의원 노리는 앤디 김

김효선 기자 2024. 4. 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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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하는 앤디 김에게 미국 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인 이민 2세인 앤디 김은 2018년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한 뒤 3선에 성공했는데, 지금은 미국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그의 성장 스토리를 주목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아무도 앤디 김이 오는 걸 보지 못했다. 그것이 바로 그가 기대했던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앤디 김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NYT는 “앤디 김은 로버트 메넨데스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이어받을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됐다”면서 그의 정치 이력과 승부사로서 기질을 집중 조명했다.

앤디 김 미국 뉴저지주 연방 하원의원. /AP

◇ 엘리트 코스 밟고 외교·안보 전문가로

한국계 이민 2세인 앤디 김은 1982년 미국 뉴저지주 남부 지역 말튼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겪었던 소아마비를 딛고 미국 명문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나와 유전공학 박사가 됐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굶주린 시간을 보냈던 그의 어머니는 미국으로 건너온 후 뉴저지주에서 간호사로 일했다.

앤디 김은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시카고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그는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옥스퍼드대 유학 시절 만난 지금의 아내와 결혼해 두 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졸업 후에는 본격적으로 안보·외교 전문가로서 길을 걸었다. 2009년 9월에는 이라크 전문가로 미국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현지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로 일했다. 이후 국무부 상원 외교위원회를 거쳐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와 백악관 안전보장회의(NSC)의 이라크 담당 중동 전문가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신임을 얻으며 ‘오바마 키즈’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지난 2018년 앤디 김은 지역구 3선에 도전하는 현역 의원 톰 맥아더를 밀어내고 한국계로서는 20년 만에 미국 연방 하원의원 입성에 성공했고, 현재 3선 고지에 올랐다.

◇ “누구에게도 허락 구하지 않는 것이 전략”

NYT는 앤디 김이 연방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누구에게서도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전략”이라고 전했다. 앤디 김은 지난해 9월 로버트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이집트 정부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자, 곧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과거 앤디 김의 첫 연방 하원 선거에서 캠프를 이끌었던 잭 캐럴은 “선거캠프를 발족하기까지 일반적으로 6주가 소요된다”면서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었다. 그러나 조언을 들은 앤디 김은 “3시간 뒤에 출마 선언을 하면 어떨까요”라며 깜짝 발언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로 그날 오후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당내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의원직 사퇴를 거부했다”면서 “그를 물러나게 해야 할 책임을 느낀다”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과정에서 지역 민주당 지도부에 전화 한 통화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치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는 열세를 뒤엎고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2022년 의회 폭동 당시 난장판이 된 의사당을 치우고 있는 앤디 김 의원. /AP

또한 NYT는 “앤디 김은 종종 남들이 놓치는 중요한 순간을 거머쥔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이 연방 의회에 난입해 난장판을 만들었을 때 앤디 김은 의사당을 묵묵히 청소하는 모습이 포착됐었다. 당시 그가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포착한 AP통신의 앤드류 하닉은 “나는 그가 직원인 줄 알았다”면서 “이때까지 의원이 무릎을 꿇고 손으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과 맞붙은 두 차례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캠프를 지휘했던 크리스 러셀 공화당 선거전략가는 “그는 마치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 켄트와 같다”면서 “공격적이지 않고 선의가 있고 착해 보이지만, 무대 뒤의 그는 동물적 감각을 지닌 정치인이다. 매우 기민하고 계산적이다”라고 평가했다.

◇ 첫 한국계 상원의원 탄생 눈앞

정계에서는 앤디 김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 앤디 김 연방 연방 하원의원과 경쟁하던 태미 머피 후보가 지난달 후보직에서 사퇴해 김 의원은 현재 민주당 경선에서 뛰는 유일한 유력 후보로 남게 됐다. 또한 그가 출마하는 뉴저지주에서는 1972년 이후 민주당이 연방 상원의원 자리를 한 번도 공화당에 내놓지 않았었기 때문에 민주당 소속인 그가 승기를 잡을 확률은 크다고 NYT는 전했다.

오는 6월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프라이머리(예비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고, 11월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앤디 김은 처음으로 연방 상원에 진출하는 한국계 미국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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