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강백호’는 조금 나중의 일… 지금은 ‘타자 강백호’ 부활이 더 반갑다, FA 계산 다시 해야 하나

김태우 기자 2024. 4. 2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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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타율과 빠른 공 대처 능력, 그리고 타구 속도 등에서 지난해에 비해 확실히 향상된 숫자를 만들어내 기대가 모이고 있는 kt 강백호 ⓒKT 위즈
▲ 강백호는 올 시즌부터 포수로서의 출전 비중도 점차 늘리고 있으며, 그라운드에서 전체적인 활력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t의 시즌 스토리 라인에서 가장 주목할 만했던 사건은 강백호(25)가 포수 마스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일이었다. 고교 시절 장타력을 갖춘 포수 자원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강백호는 프로 입단 후에는 외야와 1루를 보며 포수와는 떨어진 시간을 보냈다. 그 강백호가 다시 마스크를 쓴 것이다.

기본적으로 강백호가 포수를 볼 수 있다면 kt의 포지션 교통 정리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강백호 문상철 박병호을 동시에 쓸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생긴다. 주전 포수의 장성우의 백업이 마땅치 않다는 고민이 있었던 kt이기에 백업 포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부진했던 강백호의 기분 전환, 그리고 가치 재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계산도 존재했다. 강백호 또한 흔쾌하게 이 제안을 따르며 최근 포수 훈련에도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의 반응은 만족이다. 포수로 한 차례 기분 전환을 한 것이 그간 침체되어 있던 성적은 물론 선수의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지금 이상으로 포수 비중을 늘릴 계획은 아직 없다. 장성우의 휴식이 필요할 때, 일주일에 하루 내지 이틀 정도 포수를 볼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성공으로 본다. ‘주전 포수’ 강백호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다. 이것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봐야 알 수 있다.

더 반가운 것은 ‘포수 강백호’보다는 ‘타자 강백호’의 부활이다. 강백호는 적어도 타격 하나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의 재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부 지도자들은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의 타격보다도 더 다이내믹한 힘이 있는 선수가 강백호라고 말할 정도다. 이 평가는 최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 유효하게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 그만큼 리그가 강백호의 재능을 높게 평가한다는 것이다. 좋을 때 숨이 막힐 정도의 파워풀한 스윙은 분명 큰 매력이 있다.

그런 강백호는 프로 입단 이후 타격이 꾸준하게 성장했다. 때로는 타율이 떨어지거나, 타율이 높아지면 장타력이 떨어지는 등 약간의 적응은 필요했지만 2020년과 2021년을 거쳐 점차 완전체로 성장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2022년은 62경기에서 타율 0.245, 2023년은 타율 71경기에서 0.265로 부진했다. 2022년 하체 부상 탓에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고, 2023년은 심리적으로 마음 고생을 많이 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kt는 강백호의 자존심을 살려주기 위해 올해 연봉을 동결하는 등 배려했고, 몸과 마음 모두 홀가분해진 강백호는 점차 예전의 그 매력적인 스윙을 찾아가고 있다. 29일 현재 올해 32경기에 건강하게 나가 타율 0.316, 10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8을 기록하며 서서히 자기 기량을 회복 중이다. 이 페이스라면 지난 2년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강백호는 올해 벌써 10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왕 레이스에도 합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타격 메커니즘이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공을 쪼개듯 강한 힘을 싣는 강백호 특유의 호쾌한 스윙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아직 한창 좋을 때보다 헛스윙이 조금 많기는 하지만 적어도 맞는 순간의 타구 자체는 훨씬 더 좋아졌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레이더에 걸린 타구를 기준으로 할 때, 강백호의 지난해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40㎞ 남짓이었지만 올해는 이 수치가 9㎞ 남짓 더 올라 리그 최정상급의 타구 속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 비해 조금 더 잘 날아간다는 평가를 받는 공인구 영향도 있겠지만 확실히 콘택트의 질이 좋아졌다.

지난해는 빠른 공 대처가 안 돼 여러모로 고전했으나 올해는 빠른 공에 대처가 좋아졌다. 빠른 공 타율이 높아지고, 특히나 빠른 공을 곧잘 홈런으로 넘기는 등 장타율이 지난해보다 확 좋아지다보니 투수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향후 강백호가 투수와 승부에서 미리 이점을 누리는 하나의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천재 타자가 다시 힘찬 스윙을 돌리기 시작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이 서서히 다가오는 가운데 가치에 대한 계산도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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