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기 광주 왕실도자 컨퍼런스 개최…“국제적인 도자 문화 대열 합류위해 명칭 변경”

한상훈 기자 2024. 4. 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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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도자 물레 체험. 광주시 제공

 

광주시는 매년 열리는 광주 3대 축제 중 하나인 광주 왕실도자기 축제의 명칭을 올해부터 ‘광주 왕실도자 컨퍼런스’로 변경했다.

축제 본연의 기능에 국제 학술 행사를 더해 광주 왕실도자의 정체성을 드높이고 세계 무대에서 도자문화의 발전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광주의 도자 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제27회 광주 왕실도자 컨퍼런스는 ‘빛나는 조선 왕실도자, 광주가 빚다’를 주제로 5월3일부터 15일까지 13일간 곤지암 도자공원에서 열린다.

세계 도자 전문가가 모이는 학술행사인 ‘광주 왕실 국제도자심포지엄’과 다양한 전시·공연·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도자기 전시판매장. 광주시 제공

■ 헝가리, 태국, 중국, 일본 등 세계 도자문화 토론의 장 열려

올해 처음 열리는 심포지엄은 다음 달 3일 컨퍼런스의 막을 연다.

헝가리, 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국내외 도예인,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다.

세계 4대 도자기 브랜드 중 하나인 헝가리 헤렌드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위해 킹가 라토니 헝가리 페치대 연구소장을 발제자로 초청해 헝가리 헤렌드 왕실도자의 과거,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21세기 헝가리 헤렌드 도자기 제작소’ 세션을 준비했다.

헤렌드는 지난 2002년 헝가리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여왕에게 페르시아 문양의 헤렌드 커피잔 세트를 선물로 선사했다.

또 2011년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에도 퀸 빅토리아 라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로열 가든’ 테이블 웨어 세트를 선물했다.

이를 계기로 중국, 일본, 독일 도자기가 독점하다시피 하던 유럽 왕실과 귀족의 주방 식기를 대대적으로 바꾸기 시작하면서 세대교체를 이뤄내며 전 세계 60여개국에 도자기를 수출하고 있다.

또 ‘도자기의 도시’로 유명한 중국 쯔보시도 심포지엄에 참여해 ‘쯔보지역 도자기 산업의 계승과 발전’에 대해 소개한다. 쯔보시는 광주시와 자매도시 결연을 맺고 서로의 지역에서 열리는 도자박람회에 참석하며 지속적인 교류를 해온 곳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태국, 일본, 국내 학자들이 왕실도자의 정체성, 역사성과 도자문화의 미래 발전 방안에 대해 학술논의와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향후에는 학술행사에서 도출된 도자 발전 방안과 광주 왕실 스토리를 담은 워크북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홍보하고 국내외 젊은 작가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주제로 심포지엄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방세환 광주시장은 “한중일을 포함한 세계 도자 전문가를 초청해 광주왕실 도자기의 전통성과 우수성을 드높이고 국제 도자 산업의 흐름 속에서 광주 도자 산업의 육성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장 도자기 만들기 시연. 광주시 제공

■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선 왕실도자 공연

다음 달 4일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개막 공식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왕실도자 진상식’이 곤지암 도자공원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왕실에 진상했던 광주 왕실도자에 대한 자부심과 만백성에게 아름다운 왕실 도자기를 허락한다는 스토리를 구현한 공연이다.

광주에 도자기를 생산하는 관요가 설립된 시기는 조선 세조 13년인 1467년이다. 당시 왕실에 납품되던 관요 자기는 일반 군중이나 귀족들이 사용할 수 없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세조는 관요에서 만든 도자기를 매매하다 적발될 경우 태형으로 다스렸다고 한다.

왕실도자기 축제 축하공연. 광주시 제공

이번 공연은 이러한 예전의 관습과는 상반되는 스토리로 과거의 도자문화를 재해석해 무대에 올린다.

행사장에는 ‘광주 왕실 사람들’ 공연이 펼쳐져 마치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여러 직업군의 조선 복장을 한 사람들과 사진을 찍거나 대화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된다.

분수광장에서 펼쳐지는 ‘광주 왕실도자 패션쇼’에서는 광주 왕실도자의 색채와 섬세한 무늬를 의상에 표현해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볼 수 있다.

전통한복 디자이너와 함께 왕실도자의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새로운 한복 트렌드를 제시한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도자기 행사 기간 경기도자박물관 외부를 활용해 왕실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담은 미디어 파사드 야간 경관 전시 프로그램이 주말과 공휴일에 운영된다.

왕실도자 물레 체험. 광주시 제공

■ 3대 가족 모두 즐기는 조선왕실 역사·문화와 도예 체험

가정의 달인 5월에 온 가족이 함께 체험하기 좋은 ‘오감만족’ 프로그램과 도자기에 담아낸 궁중음식, 궁중 다식·다도를 통해 남녀노소 조선 왕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

사기장이 돼 직접 도자기를 빚어 구운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왕실도자물레체험을 통해 도자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도자기의 주재료인 흙을 이용한 ‘흙 높이 쌓기 대회’, ‘흙 과녁 맞히기’, 가족들이 함께 흙을 이용해 창의적인 작품을 만드는 ‘흙 놀이 가족 경연대회’ 등을 통해 가족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아이들의 창의력과 오감을 발달시킬 수 있다.

전통 무형문화재 명인과 광주시립광지원농악단 단원들이 함께하는 ‘희망과 행복의 판스테이지 ‘동행’, ‘광주왕실도자버스킹 공연’ 등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곤지암 리버마켓’ 등 지역 자원 프로그램이 있으며 ‘타임경매’, ‘온·오프라인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도자기를 구매할 수도 있다.

도자음식&플레이팅 대회, 왕실 내 의원체험, 왕실 도자로 마시는 한방차 체험 등 광주왕실도자를 활용한 즐기고, 먹고, 생활하고, 일하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방세환 광주시장이 도자기 전시판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광주시 제공

■ 방세환 광주시장 “명칭 변경이 브랜드 확장으로 이어지길”

방 시장은 명칭 변경에 대해 “이름에는 존재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 담기기 마련이다. 아기 이름을 작명소에서 비용을 내고 좋은 의미의 이름을 짓는 이유도, 시인 김춘수가 ‘꽃은 꽃이라 이름을 불러줄 때 비로소 꽃이 된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라고 했다.

그는 “기관 명칭이나 행사명의 변경을 통해 환경적 변화를 반영하고, 정책이 추구하는 새로운 가치와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명칭 변경이 광주 왕실 도자 브랜드의 가치 확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방 시장은 “이번 행사에선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 석학이 모여 ‘왕실 도자’에 대한 사례발표,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나누는 장이 마련된다. 학문적 관점에서 광주 왕실도자의 장점, 정체성 등을 전 세계에 알리는 차별화된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학술행사 외에도 왕의 진상식, 국내외 도자 교류전, 명장 시연전, 테이블웨어전을 비롯해 궁중패션쇼, 궁중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왕실문화 체험 프로그램, 왕실음악 힐링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도 즐길 수 있다”고 전했다.

방 시장은 “광주왕실 도자컨퍼런스에 이어 오는 7월엔 WASBE 세계관악컨퍼런스 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광주시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문화로 하나 되는 동시에 한국의 K-컬처와 광주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찾아 우리의 문화예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도록 꼭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한상훈 기자 hs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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