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역사에도 '깜깜이' 논란…교육감 선거 개선 어떻게?
[EBS 뉴스12]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된 게 10년이 넘었지만,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논란이 적지 않죠.
지나친 고비용 구조에 정당도 기호도 없다 보니, 유권자가 후보에 대해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선거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바람직한 개편 방향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2년, 미국 뉴욕시는 시장이 교육감을 임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습니다.
교육감이 독자적인 권한을 갖고 교육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일반행정기관의 영향이 커진 건데 미국 내 이런 제도 변화가 최근 늘었습니다.
인터뷰: 제프리 헤니그 교육정치학 교수 /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오늘 발표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주황색 부분인데요. 최근에는 주지사가 직접 (교육감을) 임명하는 게 늘어났다는 겁니다."
한국교육정치학회 창립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는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지방교육행정이 차츰 일반행정과 융합될 수 있단 전망이 나왔습니다.
인사와 예산, 교육과정에 대한 중앙정부의 영향이 큰 데다 지금은 시도 단위 광역 수준의 교육자치가 시행되고 있을 뿐, 기초 생활권 단위 자치는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 용 교수 / 한국교원대학교
"교원들은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가지고 있고 지방교육재정의 상당 부분은 중앙정부에서 이전받고 있습니다. 국가 교육과정은 강력하지만 지역 교육과정은 미약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적 현실 때문에 향후 제도 개편이 강제당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 주민 직선제인 교육감 선출 방식을 섣불리 바꾸는 건 경계합니다.
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려면,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교육감부터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뽑아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호규 사무국장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실제로 선출직 교육감이 민주적인 행정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학교의 자율성이 주어질 때, 진보교육감이 들어선 이후의 10년 동안이, 그때 제가 관리자였습니다만 그때의 생동감이 훨씬 더 컸거든요."
교육감 후보 선정 단계부터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단 주장도 나왔습니다.
적절한 인재를 찾고 '정책 선거'가 되게 하려면 정당이 후보를 추천하는 방식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단 이유에서입니다.
인터뷰: 천하람 국회의원 당선인 / 개혁신당
"아무런 통제나 제대로 된 제도적 뒷받침 없이 인지도 많은 사람들, 돈 많은 사람들, 아니면 조직을 등에 업은 사람들, 끼리끼리 자기들만의 리그로 교육감 선거에 뛰어드는 이 현실보다는 최소한 정당이 개입하는 시스템이 1g이라도 나을 것이다."
다음 교육감 선거가 치러지는 해는 2026년, 남은 기간 학계와 정치권에서 의미 있는 개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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