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로남불, 자아비대” …하이브·SM 평직원들이 본 민희진

김지현 기자 2024. 4. 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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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가 모든 걸 가렸다.

하이브(HYBE)와 배임 및 해임 문제를 두고 갈등 중인 어도어(ADOR) 민희진 대표 얘기다.

지난 25일,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모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민 대표의 기자회견 라이브 접속자 수는 수 만 명에 달했다.

일부지만 대중이 민 대표를 캐릭터로 소비하고 있다는 건 '모자·티셔츠 품절' 현상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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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캐릭터가 모든 걸 가렸다. 하이브(HYBE)와 배임 및 해임 문제를 두고 갈등 중인 어도어(ADOR) 민희진 대표 얘기다.

지난 25일, 하이브의 경영권 탈취 모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민 대표의 기자회견 라이브 접속자 수는 수 만 명에 달했다. 이례적 수치다. 이날 민 대표는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며 K-직장인들의 정체성에 자신을 투영했다. 이후 여론의 온도는 사뭇 달라졌다. 대중은 회사 임원(물론 그 자신도 간부다.)을 ‘양**', '개저씨’라고 칭하는 민 대표의 과감성에 놀랐다. 일부지만 대중이 민 대표를 '캐릭터'로 소비하고 있다는 건 '모자·티셔츠 품절' 현상이 말해준다.

“국가전복 모의를 카톡으로 하면 사담인가?”, “비밀이야기, 사적 대화를 문서로 기록해서 저장해두시는 분 손?”, “민희진이 K직장인을 대변한다니 어이가 없다”

민 대표의 현 직장 하이브, 전 직장 SM엔터테인먼트(SM)의 평직원들이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블라인드에 남긴 의견들이다. 민 대표는 2시간이 넘는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내부 고발자’라고 자처했다.


하이브, 어도어, SM 평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중이 민 대표에 대해 아는 건 말 끝에 '씨*‘을 붙이면서까지 가감없이 조직의 문제점을 고발하겠다는 독립 투사와 같은 표면적 캐릭터 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도어를 비롯해 하이브, SM 직원들이 본 민 대표는 ‘내부 고발자’도 ‘독립 투사’도 아니었다. 하이브 직원들 대부분이 본사가 뉴진스를 홀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민 대표는 하이브가 뉴진스를 홍보하지 못하게 했다며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 직원들: 민 대표, 구성원 ‘5분 대기조’로 여겨, 능력 있지만 공감 부족

하이브 직원 A씨: “언제 무슨 그룹명으로 어떤 프로모션으로 데뷔 시킨다는 것 조차 기밀사항이라고 안 알려줬는데 어떻게 홍보 지원을 하냐. 대외비라고 론칭(뉴진 데뷔 홍보 자료) 3일 전에 일을 던졌다. 주말 낀 3일이었다. 민 대표가 구성원을 ‘5분 대기조’처럼 부렸다.”

민 대표가 뉴진스의 성공을 자신 만의 노력인 것처럼 밝힌 것에 대한 아쉬움도 보인다.

하이브 직원 B씨: “다 싸잡아서 어도어 왕따시킨 것 마냥 매도되고, 콩쥐 팥쥐라고 하는데 굳이 따지자면 자발적 아웃사이더였다. 정작 갈렸던 건 하이브 내부에 수많은 구성원들과 내부의 실무진들인데 잘한 건 다 자기 혼자 일 잘해서 다 이룬 것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민 대표가 뉴진스와 소통하는 걸 못 하게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이브 직원 C씨: “아티(스트)도 절대 말 못하게 하고, 하이브와의 커넥션을 자르고 있단 게 그녀(민 대표) 아닌가. 하이브가 그녀를 위해 안해준 게 아니라 본인이 거절, 차단한거면서 뭘 안해준거냐.”

하이브 직원들이 가장 의문을 표한 건 민 대표가 ‘개인 메모’라고 일축한 문건에 대해서다. 해당 문건은 민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는 어도어 부대표 A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문건에서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 80%를 어떻게 해외 국부 펀드에 매각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또 해당 해외 국부 펀드사가 하이브 지분을 어떻게 매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가상의 상황도 담겼다.

"농담을 왜 문건으로 저장? 민 대표 해명 부족해"

‘프로젝트 1945’ 등의 제목으로 작성된 위 문건들은 고소 고발부터 민사 소송 여론전과 같은 어도어 측의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적시돼 있다. 이 문건은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해임을 요구하게 된 결정적 자료가 됐지만, 민 대표는 모든 게 A씨의 '개인 메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 “어도어를 빈껍데기로 만들어 하이브에 어도어를 팔라고 권하고, 민 대표가 다시 어도어 지분을 취득한다”는 문자 메시지는 동료들끼리 주고 받은 ‘농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이브 직원들은 '농담', '개인 메모'라는 워딩에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하이브 직원 D씨: “국가전복 모의를 카톡으로 하면 사담인가? 사담이라고 하면 문제없을 줄 아나본데 우리끼리 농담, 카톡으로 한 사담하면서 빠져나가려나봐.”, “비밀 이야기를 문서로 만들어서 아카이브(개인 및 단체가 활동하며 남기는 기록물 중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해 보관하는 것)? 지금까지 나온 얘기 중 제일 어이가 없어서... 사적 대화를 기록해서 저장해두시는 분 손?”


또 다른 직원은 민 대표의 재능인 인정하지만, 객관성에 대한 인지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이브 직원 F씨 : “(민 대표의 기자회견) 실상은 진실과 거짓이 섞여있지만, 이 사람은 진심으로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고 믿으며 얘기했을 수 있다. 그래서 진정성이 생겨버렸다. 이 진정성에 일부 대중이 동화됐다. (민 대표가) 특정 분야에 특출난 재능을 보였을 수 있지만, 공감 능력 혹은 보편적 객관성에 대한 인지 능력이 그 만큼 부족하다. 어찌보면 이제 이렇게라도 정리할 기회가 생겨서 다행일 수 있다.”

하이브 직원 G씨: “기자회견이나 그동안 내놓은 입장문만 봐도 하이브는 그렇다치고, 어도어 구성원들을 인정하고 고마워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하이브 직원 H씨:"단 한번도 자기 팀원들이며 스태프들이며 얘기 안 함. 진짜 자아비대증 심각. 영웅취급 받으니 놀랄 노자다."

SM 직원들 "민 대표는 내로남불, 인격 사정없이 무사하던 사람"

민 대표를 하이브 보다 더 오래 경험한 SM 직원들의 반응은 어떨까.

SM 직원 A씨: “스엠에서도 이 구역의 **사람이었는데 언플로 기를 꺾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던 듯.”


SM 직원 B씨는 “우리 속 썩어나가는 건 누가 알아줄까”라는 한 하이브 직원의 글에 “이해합니다. 힘내십시오. 저희 또한 그랬습니다”라고 답했다.

SM 직원 C씨: “본인만 소중하고 본인 것만 잘났고, 내로남불 오지는. 남들 일이 나 남들 업무, 인격 사정없이 *무시하던 ㅋㅋㅋㅋ 그냥 일개 직원은 조용히 해야지요.”

타 기획사들 "1000억 받는 민 대표가 어떻게 노예인가

카카오, FNC,YG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의 의견도 흥미롭다.

카카오엔터 직원 A씨: “난 사람은 난 사람인게 가스라이팅 진짜 잘 함. 민 대표는 약자도 아니고 대단히 정의로운 인간도 아닌데 이미 민 대표 자아(에) 의탁해서 부당 차별 대우 받는 월급 300만원 일 잘러 노예인 나와 동일시하고 있음 ㅋㅋㅋ 조금만 생각해봐도 전혀 맞지 않는데 왜 이렇게 감정적이냐 사람들”

위 글에 FNC,YG엔터 직원들은 “진짜 공감”, “이 사태 이후 가장 공감가는 댓글”이라고 답했다.

블라인드는 익명글이기에 신뢰성을 완벽히 담보하지 못하지만 현재 블라인드에서 민 대표에게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료들은 전무하다. 대중이 민 대표를 캐릭터로, 투사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그를 곁에서 직접 경험하고 지켜 본 동료들, 평직원들은 민 대표가 뉴진스의 성과를 자신만의 노력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점, 하이브의 배임, 경영권 탈취 모의 논란에 대한 해명이 부족하다는 점을 크게 아쉬워하고 있었다.

중요한 건 늘 팩트다. 배임, 카피와 같은 쟁점에 대한 시시비비는 결국 법적으로 가릴 일이고, 블라인드의 게시글은 말 그대로 직원들의 의견일 뿐이다. 이 사태의 본질은 결국 '돈'이다. 민 대표는 지난해 하이브가 준 20억 원(연봉 아닌 인센티브)이 적다고 호소했다.

여기서 짚고 가야 할 팩트 한 가지. 하이브는 본사 박지원 CEO에게는 10억 원의 인센티브를, 민 대표에게는 그 두 배인 20억 원을 줬다. 하이브의 매출은 어도어 매출의 8배 이상이다. 객관적 지표인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하이브가 민 대표를 금전적으로 홀대했다고 보기 어렵다.

게다가 하이브는 어도어 연간 영억이익에 13배를 곱한 가격에 민 대표가 보유 중인 어도어 지분 18%를 사주는 풋옵션을 약속했다. 쉽게 말해 어도어가 100억 원의 이익을 냈다고 치자. 그래도 하이브는 어도어가 1300억 원 이익을 낸 것으로 가정해 1'300억 원*0.18%'의 가격을 기준으로 민 대표의 지분을 사주겠다는 것이다. 실제 보다 13배 높게 쳐 준다는 뜻이다. 현 기준, 민 대표가 하이브에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000억 원여에 달한다.

민 대표의 “가만히 있어도 1000억 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은 여기서 비롯 됐다. (현재 하이브는 민 대표가 1000억 원이 아닌 3000~4000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풋옵션 행사 1000억 원. (연봉 빼고) 1년 인세티브 20억 원. 적어도 민 대표가 평범한 K-직장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실 투사라는 호칭도 민망하다. 민 대표가 어도어의 평직원들에게 금전적 보상을 해달라고 시위하는 게 아니므로.

하이브와 어도어, SM 평직원들이 민 대표의 '노예 계약' 발언에 공감할 수 없는 까닭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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