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차갑고, 건조한 배우 강동원이 스크린에 찾아온다. 영화 '설계자'가 이전에 본 적 없는 신선한 범죄 드라마로 차별화된 재미 선사할 수 있을까.
29일 서울시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설계자'의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요섭 감독을 비롯해 배우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김신록, 이현욱, 정은채, 탕준상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사고로 조작된 청부 살인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생생한 현실감을 더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요섭 감독은 이요섭 감독은 소재를 생각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작품의 원작을 좋아했고, 때마침 이 작품이 저한테 와서 덥썩 물었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까 보통 내공으로는 쓸 수 없다는 생각에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서 작품을 썼다"며 "총, 칼 등의 무기가 나오지 않는 상태로 사람이 죽을 수 있는 긴장감을 줘야 했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반복해서 '사람을 어떻게 죽이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강동원은 2024년 청부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로 돌아온다. '영일'을 연기한 강동원은 낮은 음성과 날카로운 눈빛, 섬세한 감정으로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만났을 때 신선해서 선택했는데 곧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소재가 신선했고, 세계관이 새롭게 느껴졌다"며 "제가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 중에 가장 차갑고 건조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감정을 숨기고, 늘 해결책을 생각하려고 했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 놀라는 것보다 그것조차 내 설계 안에 들어있다는 느낌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요섭 감독은 강동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많이 들으셨겠지만, 얼굴이 완벽하신 분이다. 이런 분을 직접 내 눈으로 볼 줄은 몰랐고,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강동원 배우 같은 경우는 만화 같이 어두운 매력이 있다. 흑미남의 매력과 인간적인 눈동자가 공존한다. 카메라를 봤을 때 '복 받았다' 라는 생각이 드는 배우"라고 말했다.
이어 '영일'이 예의 주시하는 보험 전문가 '이치현' 역은 배우 이무생이 맡았다. 프로페셔널하고 세련된 모습, 때론 단호함을 갖춘 '이치현' 캐릭터를 통해 이무생은 극에 미묘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는 "어떤 행동을 해도 의심이 갈만한 인물이다. 오히려 직업적인 모습, 제스처에 집중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관객분들이 어떤 시각에 따라 봐주시냐에 따라서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는 미묘한 캐릭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숙은 '영일'의 베테랑 팀원 '재키'로 열연한다. 이미숙은 "대본이 굉장히 신선했고, 기존에 해왔던 역할과 상반되는 역할이라서 '내가 이걸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고 싶었고, 그렇게 했다. 욕심만 앞섰을 수도 있고, 어쨌든 굉장히 새로운 역할이라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동원부터 이현욱, 탕준상까지 팀원들과 호흡에 대해 "너무 좋았다"면서 "강동원 씨는 제가 원래 팬이었지만, 너무 좋은 걸 많이 가지고 있다. '왜 저 사람은 좋은 것만 가지고 있지?'라고 화가 나서 어떻게 하면 흠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했다"고 농담했다.
이어 "(이) 현욱 씨도 색다른 느낌으로 이번에 같이 연기했는데 아주 좋았다. 탕준상 씨는 우리가 영화하면서 곱게 잘 키웠다. 이무생, 김신록 씨도 다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고, 다 제가 연기를 좀 배워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신록은 진실을 쫓는 형사 '양경진'으로 분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현실적인 공무원 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는 사건의 외곽에 있는 인물로, 진실보다는 사실을 찾는다. 무심하지만 열심히 사건을 좇는다"고 말했다. '영일'의 팀원이자 위장 전문인 '월천' 역의 이현욱은 "굉장히 신선한 작품이었고, 저에게는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정은채가 '영일'의 의뢰인 '주영선' 역을 맡아 복잡한 감정선을 세밀하게 그려내 몰입도를 높인다. 그는 "저는 사건의 시작점이다. 살인 청부를 의뢰하는 의뢰인인데 제가 지금까지는 감정이나 연기를 어떻게 표현해낼지가 숙제였다면, 이번 '설계자'에서는 연기적인 부분이나 표정, 행동에 있어서 오히려 연기적으로 최소화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색채가 다 빠진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탕준상이 '영일' 팀의 소심한 막내 '점만'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미성년자에 촬영을 시작해서 성인이 된 후에 촬영이 끝났다. 성인이 된 이후에 첫 작품이기도 하고, 성인 배우로서 선배님들과 연기할 수 있어서 기뻤던 기억이 난다"며 "촬영장에 갈 때마다 떨렸는데, 그 떨림이 엄청난 긴장감이 아니라 기분 좋은 긴장감이었다. 형들, 선배님들과 만나서 작품 현장에 모여서 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하게 촬영하도록 도와주셨던 것 같다. 흠잡을 데 없이 좋은 점만 있는 선배님들이라서 많이 배웠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요섭 감독은 "이 배우들을 다 모을 수 있다는 게 말도 안 되는 일이었고, 작업하면서 너무 신났다. 이들이 만날 때 어떨지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실제로 참 좋았다"며 차별점에 대해서는 "'설계자'는 모든 인물의 이면이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변화되는 모습이 있고, 감춰놓은 모습을 찾아가는 지점이 다른 범죄 장르, 케이퍼 무비와는 변별력 있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고 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