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미래는…" 美 매체, 하이브 내홍에 민희진 인터뷰 공개

이재훈 기자 2024. 4. 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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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컴퍼니 마크 윌슨 글로벌 디자인 에디터
작년 11월 하이브서 민 대표 인터뷰
"정상에서 모든 상업적 통계 포기하는 게 궁극적 목표"
[서울=뉴시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1.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뉴진스(NewJeans)'가 속한 어도어(ADOR)와 모회사 하이브(HYBE)가 정면충돌한 가운데 미국 경제매체 '패스트 컴퍼니(Fast Company)'가 민 대표와 작년 11월 진행한 인터뷰를 지난 25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패스트 컴퍼니는 지난달 발표한 '2024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The World's 50 Most Innovative Companies 2024)에 하이브를 포함하면서 하이브가 뉴진스를 통해 음악을 상업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뉴진스의 아이덴티티 구축에는 아트 디렉터 출신의 민 대표의 감각이 주효했다고 봤다.

앞서 민 대표와 인터뷰한 패스트 컴퍼니의 마크 윌슨 글로벌 디자인 에디터(Global Design Editor)는 최근 일련의 하이브 사태를 정리하며 "민 대표가 최근 서울에서 '눈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했고, 초창기 뉴진스 활동을 하이브가 방해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하이브는 이러한 갈등에도 뉴진스의 복귀를 지지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그러나 민 대표는 자신의 문화적 창작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 대표와 단독 인터뷰를 위해 앞서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을 찾았다는 윌슨 에디터는 "민 대표가 음악 세계에 입문한 색다른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민 대표는 K팝에서 그래픽 디자이너로, 그다음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2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대화는 솔직하고 광범위하며 때로는 감정적이었다면서 "민 대표는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퍼포먼스를 디자인한 방법, 자신의 디자인 배경이 K팝 신 성공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공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뉴진스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터뷰 내용을 조금 요약해서 아래에 소개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윌슨 에디터와 민 대표가 나눈 일문일답을 패스트 컴퍼니와 요약하고 편집한 걸 번역한 것이다.

-저는 K팝을 좋아해본 적이 솔직히 없어요. 하지만 저는 뉴진스를 좋아해요!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뉴진스를 통해 이전에는 K팝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을 타기팅하려고 했어요. 그들이 K팝 팬이 되기를 바랐죠. 전통적으로 K팝 산업은 K팝팬과 '코어 팬'이 중심이었는데, 저는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서울=뉴시스] 민희진 프로듀서 제작자상. (사진 = 골든디스크 어워즈 사무국 제공) 2024.01.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 그룹 이름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뉴진스로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그래픽 디자이너로 경력을 시작했어요. 이후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가 됐고 지금은 프로듀서죠. 이런 배경이 제 무기인 것 같아요. 이미지는 그래픽으로도 표현할 수 있지만 소리로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세련되게 들리는 단어도 있고 진부하고 지루하게 들리는 단어도 있습니다. 뉴진스라는 이름이 한국 그룹일 수도 있고, 미국 그룹일 수도 있고, 유럽 그룹처럼 들릴 수도 있기를 원했어요. 여성스러운 느낌이 덜하면서, 성중립적이길 바랐죠. 쿨하고, 세련된 걸그룹 이미지를 원했거든요. 뉴진스라는 이름도 남성 록 밴드 이름처럼 복고적이고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단순하게 간결하게 들리기 때문에 Z세대가 반기겠죠. 그런 이름을 사용하면 사람들의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감동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뉴진스는 매우 간단한 두 단어의 조합입니다. 단순한 것이 항상 최고예요."

-S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K팝 그룹인 소녀시대, 샤이니, 엑소(EXO), 레드벨벳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당신이 업계에 가져온 특별한 관점은 무엇입니까?

"전 이 업계가 좋아서 뛰어든 사람이 아닙니다. 바꾸고 싶었어요. 저는 아이돌 그룹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음악 스타일과 많이 달랐거든요. 제 스타일을 굳이 꼽자면 인디음악이에요. 특히 재즈에 관심이 많아요. 팝 음악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는데, 그런 생각을 바꾸고 싶어서 SM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했을 때는 평범한 직장인이라 원하는 대로 모든 일을 할 수가 없었어요. 아트 디렉터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커리어가 쌓였고 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됐죠. 아시다시피 예술 작품과 음악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제 머릿속에 그려져 있던 전체 그림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저만의 음악 스타일이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제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시작했어요. 전 이 모든 것이 하나로 합쳐지기를 원했습니다. 멋진 음악, 멋진 그림, 훌륭한 비즈니스에 대한 제 정의가요. 물론 사업은 중요합니다. 예술로 돈을 벌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도어를 통해 당신은 이 모든 결정을 통제할 수 있는 대표의 역할을 맡게 됐나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하이브는 22일 민희진 대표 등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며 전격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공식입장으로 맞받아쳤다. 2024.04.25. jini@newsis.com

"저는 프로듀서와 대표 직책을 모두 써요.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창의적인 측면과 비즈니스 측면을 분리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완벽하다고 생각했어요. 좋은 디자인과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확산되려면 상업적으로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요. 훌륭한 크리에이티브에는 비즈니스가 함께 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청각적인 부분은 사람들이 느끼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음악 시장은 미술 시장보다 더 크죠. 하지만 (어도어에서) 제 최우선 순위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 단지 멋진 걸 많이 만들고 싶었고, 사람들이 거기에 반해 거부할 수 없게 만들고 싶었어요."

-어도어를 시작하면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무엇이었나요?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싶었습니다. 제게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지요. 자신의 사업을 하면서 외부 컨설턴트를 찾는 사람들의 의견엔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 사업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MBA를 취득한 것은 아니지만, 이 분야에서 20년간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배운 모든 교훈을 바탕으로 그것을 편집해 저만의 레이블로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이기 때문에 사업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진스가 데뷔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했어요. 멤버들에게도 정산이 가능했죠. 이런 경우는 K팝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요. 전 작곡가도 아니고 사업가도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된 일인지 절대 짐작할 수 없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나요?'라고 직설적으로 묻습니다. 하지만 남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었던 저 같은 사람에겐 남다른 사연이 있는 게 당연하죠. 그리고 그것을 쉽게 말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K팝 그룹은 뉴진스의 성공 수준에 미치지 못하죠. 그런데 그건 결코 보장된 건 아니었습니다. 어도어에서 자신을 위해 다른 길을 계획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게는 제 방식이 더 쉬웠어요. 왜냐하면 전 전통적인 사업 방식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익은 입력 대 출력에 관한 것이에요. 제가 보기엔 불필요한 입력이 너무 많았습니다. 입력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버블검'.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뉴진스는 애플(Apple), 코카-콜라(Coca-Cola)를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와 매우 빠르게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이러한 파트너십 뒤에 숨은 철학은 무엇이었나요?

"대기업들이 실제로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저희에게 적은 돈을 지불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브랜드 평판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저희를 활용하기를 원한 회사들이 있어요. 더 많은 금액을 제안한 회사들도 있었지만 그들과 계약하지 않았어요. 단기적인 이익만 고려한다면 가장 많은 돈을 주는 브랜드를 선택하겠죠. 하지만 전 금액만을 기준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잠재적 가치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제 생각엔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것 같아요. 돈에 즉각적으로 매우 끌리죠. 애플과 코카콜라엔 저희가 먼저 제안한 적이 없어요. 제 첫 번째 사업 철학은 사람들이 제게 다가 오게 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공급으로 수요를 구축하는 셈이네요.

"좋은 음악과 세련된 콘셉트를 만들면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하고, 찾아올 거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고 만족하는 것을 만들면 다른 사람들도 갖고 싶어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본질엔 덜 생각해요. 제품을 빨리 판매하는 방법과 이것이 매력적이라고 믿도록 사람들을 속이는 방법에 더 집착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 철학은 제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품질, 좋은 본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과 고민을 기울였습니다. 최고의 본질을 만드는 데 좀 더 집중하면 두 번째 부분인 비즈니스를 통해 제 삶이 더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겐 다른 사람들이 그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것은 제게 기회처럼 느껴졌습니다."

-뉴진스에게 '브랜드 파트너십'이 단순히 돈을 버는데 목적을 둔 게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그룹 정체성의 기본을 표현하는 거 같아요. 예컨대 뉴진스는 애플 로고에 자신들의 상징인 토끼 귀를 장식했는데, 보호장치가 강한 애플의 상표를 이런 식으로 사용한 건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버블검'.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은 (로고 수정과 관련) 완전히 만족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로고를 너무 잘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애플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됐는지 묻습니다. 전 그들에게 제 생각을 말했고 그들은 그걸 믿었습니다. 뉴진스 론칭 전 제가 SM에서 하이브로 이직할 때 경쟁사로 가는 것이 화제가 됐어요. 전 SM에서 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곳에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떠났죠. 하지만 하이브가 좋아서 왔다는 건 아니에요.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죠. 기분이 좋았던 건 뉴진스 론칭 소식이 전해지기 전 제가 걸그룹을 만든다는 사실을 듣고 일부 명품 브랜드들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는 점이에요. 이것이 제가 지금까지 일을 잘했다는 일종의 증거였습니다. 명품 브랜드들이 저를 믿어줬거든요. 정말 감사해요."

-K팝 팬들은 브랜드 홍보대사와 관련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거 같아요.

"누가 더 고급 브랜드의 홍보대사를 맡았는지를 두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매우 이상한 일이죠. 그리고 어느 브랜드가 더 나은지 다투는 것도 얼마나 유치한 일이에요?"

-인터랙티브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음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늘날 엔터테인먼트는 다중 모드를 넘어섰습니다. 소셜 미디어, 앱이 있고 모든 것이 뒤섞이는 융합의 시대에 와 있는 느낌입니다.

"제게는 소셜 미디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음악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과 같습니다. 전 본질에 가장 관심이 있고, 그것을 둘러싼 다른 모든 방법이나 다른 것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틱톡(TikTok)과 릴스(Reels)를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면 음악이 너무 경쾌해지고 제약이 너무 많아지게 될 거예요. 좋은 것을 내놓으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뉴진스 히트곡인) '슈퍼 샤이(Super Shy)'는 반복적인 가사가 있는 곡인데 후크(Hook)가 정말 강해요. 저스틴 비버의 피치스(Peaches)와 비슷한 구조죠. 반복되는 곡이다 보니 쇼츠(Shorts)에서 그 곡을 히트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원래 만들어진 대로 놓아둔 곡이에요. 대부분의 K팝 노래에는 항상 인트로가 있고 클라이맥스가 있으며 다시 긴장이 완화됩니다. 사람들은 루프가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음악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모두가 히트곡의 전통적인 규칙을 따르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노래는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우리는 다양한 작곡가의 노래를 구매합니다. 우리 콘셉트에 맞는 간단한 지침을 제공할 뿐이죠. 그들에게 히트곡을 만들도록 강요하거나 따라야 할 세부적인 지침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들이 정말로 최고로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맡길 뿐입니다. 작곡가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놔둬야 해요. 그리고 저는 서로 다른 노래의 각 부분을 하나로 묶는 걸 별로 믿지 않아요. 노래 전체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작곡가들이 곡을 만드는 데에는 이유가 있거든요. 가끔 조정할 때도 있지만, 곡의 의도를 훼손할 정도는 절대 아니고요. 그렇다면 애초에 그 노래를 사용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좋은 곡을 최대한 많이 모읍니다. 요즘 사람들은 프로듀서라는 단어를 작곡가와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전 프로듀서지만 노래를 만들지는 않아요. 전략을 세우죠."

-오늘날에는 패션 라인과 기타 분야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사실 제게는 창의적인 방향이 두 번째이고 음악이 먼저예요. 공유하고 싶은 음악을 부각시킬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이 필요한 거죠."

-아직도 재즈를 듣나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이브는 22일 민희진 대표 등이 경영권 탈취 시도를 했다며 전격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표는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의 걸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했다는 공식입장으로 맞받아쳤다. 2024.04.25. jini@newsis.com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유형은 재즈 라운지 유형입니다. 저는 모든 장르의 음악을 듣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스트루지 지우베르투(Astrud Gilberto)입니다. (민 대표는 아이폰을 꺼내 그녀의 대표곡 '이파네마 소녀'(The Girl From Ipanema)(재즈를 가미한 브라질 음악 '보사노바'의 상징적인 곡)를 재생했다.) 저는 여덟 살 때 처음 이 노래를 듣고 울었습니다. 이 노래가 제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재즈곡으로 드물게 빌보드 차트 상위권('핫100' 5위)에 올랐기 때문이에요. 재즈 음악은 보통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있지 않죠? 이것은 제게 영감이 됐습니다. 제 음악, 제가 하려는 음악이 1위가 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갖게 됐죠. 어릴 때 정말 스트레스를 받고 지칠 때면 좋아했던 노래만 틀었죠. 머릿속에 맴돌던 복잡했던 일들이 다 잊혀지는 기분이 들었죠. 애초에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어렸을 때 무엇이 가슴을 뛰게 했는지 돌아봐요. 말로 표현하기가 참 어려운데, 노래에 모든 걸 쏟아부을 때 나오는 그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이 노래에서도 그런 걸 느꼈어요. 완전히 다른 나라, 완전히 다른 세대에 살고 있는 제게 영감을 줬죠. 이것이 바로 창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진스의 음악이 10년, 20년 뒤에도 정말 아름답게 들릴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좋아하는 청바지, 즉 매일 입을 수 있는 가장 좋아하는 옷은 안 버리잖아요. 매일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이 바로 팝송인 것 같아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꼭 상업적인 음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는 유명하지는 않지만 항상 잠재력을 주는 무언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런 걸 알아차리는 귀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제 인스타그램에서 노래를 많이 추천해요. 제가 추천하는 곡들 중 90% 정도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곡들이에요. 하지만 들어보시면, 그 노래들 하나하나에 히트곡이 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저는 숨겨진 보석을 찾아 세상과 공유하는 것을 정말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훌륭한 것들이 너무 많지만, 그 중 아주 작은 부분만이 팝 신에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뉴진스에 집중하고 계시는데, 어도에서 궁극적으로는 여러 밴드와 작업할 계획이신 것 같아요. 지난 9월 발매된 방탄소년단 뷔(V)의 데뷔 앨범 '레이오버(Layover)'의 프로듀싱도 담당하셨는데요.

"(어도어에서) 여러 그룹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딱히 없었어요. 제 유일한 목표는 좋은 것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의욕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성격이 아니에요. 단지 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머릿속에 갖고 있는 대략적인 계획은, 도중에 재미있는 일이 생기면 그 기회를 포착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뷔의 솔로 앨범 작업을 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저한테 도움을 요청했고, 워낙 인기가 많아서 부담을 덜고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레이오버' 타이틀곡인) '슬로 댄싱(Slow Dancing)'은 거의 1분 길이의 악기 아웃트로(3분8초짜리 곡에 1분50초부터 보컬 없이 연주만 넣는 대담함이 돋보이는 곡)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전혀 상업적이지 않습니다. 예술적인 실험이에요. 그리고 뷔가 정말 인기가 많아서 시도해 볼 수 있었던 일이었죠. 일부 방탄소년단 팬들은 한 멤버의 앨범이 다른 멤버의 앨범과 얼마나 좋은지 비교하고 싶어합니다. 방탄소년단은 10년이 된 그룹이에요. 그들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의무를 다했습니다. 이제는 숫자를 신경쓰지 않고 그들의 음악을 즐길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놔두세요. 뷔를 위해 프로듀싱을 할 때 제 마음가짐은 그가 정말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제가 그 앨범을 작업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것은 단지 일회적인 일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같이 일하겠다는 건 아니었어요. 그리고 전 뉴진스로 너무 바빴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프로젝트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약간 위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뷔의 의도는 정말 순수했어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거나 선물을 주고 싶었어요. 뉴진스와는 달리 뷔는 숫자에 집착할 필요가 없었죠. 개인적으로 저는 뉴진스도 숫자에 집착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서울=뉴시스] 뉴진스 '버블검'. (사진 = 어도어 제공) 2024.04.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뉴진스가 무엇을 생각하길 바라나요?

"일을 할 때 우리가 멋지고, 무엇을 하든 훌륭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냥 포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이런 태도를 유지하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여러 가지를 저글링해야 해요. 멋있게 보이면서 돈 버는 건 정말 어렵죠. 저는 불가능한 목표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아요. 뉴진스와 함께 아이들이 늙어서도 되돌아보며 즐길 수 있는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들은 학교에 가는 대신 저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 계약은 7년이에요. 그리고 7년은 고등학교 3년, 대학교 4년과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들에게 강조한 대목은 "이것을 나와 7년 동안 공부한 것으로 생각하라"였어요. 어리기 때문에 숫자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어린 소녀들과 일할 때, 그리고 이 사업의 소유자라면 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나중에 정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K팝 아이돌 신에 있기 때문에, 정말 어린 소녀들과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엔 K팝의 아이돌 탄생 방식이 공장 같다고들 하더군요. 훈련 시스템은 미국에서 진행되는 방식과 다르지만 이에 대한 오해가 있습니다."

-어떻게요?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인종차별을 받는 것 같아요. 하지만 K팝은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가치관을 염두에 두는 것이 제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이 사업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사업에서 어린 소녀들과 어떻게 함께 일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어요. K팝 공급업체는 스스로 개선해야 합니다(그리고 업계의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도 스스로 개선해야 합니다. 제가 정말 더 나은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는데도 소비자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내심을 가져야 하죠. 제가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이 알아차릴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사람들은 과거에 일어난 일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기 때문이에요. 솔직하고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그들에게 진심을 보여줘야 합니다."

-뉴진스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더 잘하게 되는 건, 우리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궁극적으로 앨범 성과에 대한 통계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얼마나 잘될 지에 대해 예술이 영향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 그룹이 정말 최고가 돼 통계, 지표가 실제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세상에 큰 소리로 알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1위일 때만 당신의 말을 들을 것입니다. 1위일 때 일리가 있다고 믿죠. 따라서 우리가 정말로 정상에서 모든 상업적 통계를 포기할 수 있다면 그것은 실제로 커뮤니티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될 거고,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통계나 경쟁이 없는 세상이라는 건 정말 이상적으로 들릴 거 같아요. 이것이 현대 사회에서 통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세상에서 한 사람이라도 이런 목표를 염두에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누군가가 다른 사람보다 낫다고 경쟁하거나 논쟁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예술에서는 그런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술은 다르고, 예술은 동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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