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 공감대 없는 ABS, ‘보완’이 필요하다 [SS포커스]

KT 황재균이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전에서 2회초 안타로 출루했다.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스트라이크는 타자가 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에 대한 현장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판을 뒤엎자는 뜻은 아니다. ‘보완’이 필요하다. 결국 '극단적인 공'이 핵심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공감이 안 된다. 공평하기는 한데, 공정성은 없는 것 같다. 거의 폭투성으로 들어오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곤 한다. 어쨌든 올해 해보고, 다시 잘 짜서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KT 이강철 감독(오른쪽)이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전에서 심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류현진(한화)은 ABS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경기 중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다 퇴장당한 선수도 있다. 황재균(KT)이다. 26일 SSG전 4회초 삼진 후 헬멧을 집어 던져 퇴장.

황재균은 “프로 19년차인데 퇴장 처음 당해봤다. 그런 행동을 한 것은 무조건 내 잘못이다. 정말 죄송하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됐다”며 사과한 후 "무엇보다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라는 점이 가장 크다. 선수들 불만도 점점 쌓인다”고 설명했다.

한화 류현진이 24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KT전에서 4회 적시타를 맞은 후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나아가 “수원에서 문동주와 류현진이 같은 코스로 던졌다. 판정이 달랐다. 존 자체가 움직였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KBO 자료만 보면 정확하다. 그러나 존 자체가 움직였다면 정확하다고 봐야 할까. 구장마다 다르고, 매일 다르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잠실구장 이야기도 꺼냈다. “KIA-LG전에서 추적 실패가 두 건 있었다. 누가 봐도 스트라이크인데 볼 판정이더라. 정말 중요한 상황에서 그렇게 되면 누가 책임지나”고 힘줘 말했다.

ABS 태블릿 옆에 무전기가 함께 있는 모습. 고척 | 황혜정 기자 et16@sportsseoul.com

대전제는 있다. ‘하지 말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수정과 보완을 말했다. 이 감독은 “류현진이 얼마나 많은 공을 던졌나. 0.78㎝, 0.15㎝ 그러는데, 야구는 사격이 아니다. 추적 실패도 걱정이다”고 짚었다.

황재균 또한 “이미 도입됐다. 당연히 해야 한다”면서도 “0.78㎝면 실밥 정도다. 이게 묻었다고 스트라이크다. 이론상 맞는 말일 수 있다. 대신 스트라이크는 타자가 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지금 상태면 쳐봐야 좋은 타구가 안 나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O가 각 구단에 배포한 2024시즌 주요 규정, 규칙 변경사항을 담은 안내자료 내용. 사진 | KBO.

근본적인 물음도 던졌다. “이렇게 급할 필요가 있었나. 퓨처스는 제대로 운영이 안 된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 2군에서 후배가 올라왔는데, 여기서 키를 쟀다. 좀 아니지 않나. 그 친구한테 한 타석이 얼마나 소중한데, 전혀 새로운 경험을 여기 와서 하게 된다”고 짚었다.

또한 “퓨처스에서 테스트했다고 하지만, 그때는 한 면을 기준으로 뒀다. 올해 1군에서는 중간 면, 끝 면 두 번이다. 지난 결과가 의미가 있을까. 급하게 도입했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고 덧붙였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키움전에서 ABS 판정에 대해 심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BO는 “모든 구장에 똑같은 존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모두 똑같은 조건으로 맞추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현시점에서 ABS가 폐지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한다.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대신 ‘모두가’ 공감하는 상황은 또 아니다.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