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흥행 KBO리그, ‘전세대 아우르는 가성비 만점’ 야구만 한 것도 없다 [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그야말로 역대급 흥행이다. 주말만 되면 야구장이 인산인해다. 이대로라면 최초 900만 관중 돌파도 가능하다. KBO리그가 초고속 흥행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100만 관중 돌파에 이어 200만 관중 돌파도 초스피드다. 지난 27일 148경기 만에 관중 200만명을 넘었다. 27일까지 202만8999명. 10구단 체제 최소 경기수다. 28일 또한 잠실구장과 창원NC파크는 연일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 경기는 주말 3연전 모두 매진.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롯데의 낙동강 더비는 이틀 연속 매진이다. 2019년 창원NC파크 개장 이래 처음으로 연속경기 매진이 이뤄졌다.
지금 페이스라면 1000만 관중도 가능. 그러나 지금이 관중 동원이 가장 잘 이뤄지는 시기인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개막부터 봄날씨가 유지되는 6월초까지 관중수가 가장 많고 무더위가 찾아오는 시점에서 감소세를 보인다. 그러다가 시즌 막바지 상위권에 자리한 팀 중심으로 관중수는 회복세를 보이곤 했다. 즉 관중 동원 추이를 고려하면 1000만 관중은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최초 900만 관중 돌파는 청신호다. 역대 최다 관중 동원은 2017년 840만688명이다.
남다른 흥행가도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일단 지난해 5년 만에 800만 관중 돌파를 이뤘다. 팬데믹 이후 야구 인기가 회복세다. 관중 동원 외에 TV·모바일 시청자 수도 반등 곡선을 그렸다. 흐름이 올해 한층 거세지면서 역대 최고를 향한다.
더불어 인기팀 선전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이른바 전국구 구단인 KIA와 삼성이 홈·원정 경기를 가리지 않고 팬을 끌어모은다. KT에서 단장으로 프런트를 지휘했고 현재 SSG 사령탑을 맡고 있는 이숭용 감독 생각도 그랬다.
이 감독은 “잘해야 하는 팀이 잘해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엘롯기라고 하지 않나. 일단 KIA가 1위를 달리고 있다. 한화도 류현진 입단으로 이슈가 됐고, 초반 열풍이 불었다. 롯데도 기대가 높지 않나. 이쪽이 관중몰이가 되니까 흥행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우리 SSG도 2년 연속 100만 관중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홈에서 무조건 이기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27일 기준 순위표에서 KIA는 1위. 삼성은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KIA는 6위, 삼성은 8위에 그쳤다. 한화도 시즌 첫 10경기 8승 2패를 하면서 붐업을 주도했다. 한화는 28일 대전 두산전까지 올시즌 14번의 홈경기 전부 매진. 지난해 마지막 홈경기부터 15연속경기 매진에 성공했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LG가 홈관중 120만2637명. 2년 연속 우승을 바라봤던 SSG가 홈관중 106만8211명으로 유이하게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해는 LG와 SSG 외에 KIA와 삼성, 롯데까지 지난해보다 빠르게 야구장 좌석이 들어찬다.
시야를 넓게 두면 이른바 ‘가성비’ 또한 KBO리그 흥행에 큰 요인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최근 몇 년 동안 극장과 뮤지컬 모두 매년 가격이 오른다. 뮤지컬의 경우 18만원부터 가격대가 형성된다”며 “반면 야구장은 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3시간 넘게 놀 수 있다. 다른 문화 공연보다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잠실구장 좌석 평균값인 블루석의 경우 주중 2만원, 주말 2만2000원이다. 주차비도 종일권 선불 구매시 6000원으로 부담되는 금액은 아니다. 4, 5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티켓값이 상승한 극장에 비해 야구장은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다.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LG 구단 관계자는 “지난해 한 차례 가격을 올렸는데 올해는 동결했다”며 “2015년을 기준으로 삼아도 상승 폭이 큰 편은 아니다. 블루석의 경우 평일 1만5000원에서 9년 동안 5000원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 세대를 아우르면서 매일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는 많지 않다. 게다가 가성비도 좋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로 새로운 야구팬이 대거 유입됐다. 16년이 흘러 야구팬층 확장이 진행된다. 당시 처음 부모님과 야구장을 찾은 학생이 부모가 돼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다. 야구만 가진 흥행 요소가 올해 정점을 향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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