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다우드 알 쉬자위 AIM 글로벌 재단 회장 | “머스크도 투자받은 중동 최대 투자 행사…韓, 기회 빨리 잡아라”

김우영 기자 2024. 4. 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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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드 알 쉬자위 AIM 글로벌 재단 회장 미국 센트럴미시간대 산업공학 기술학, 현 스트래트직 마케팅 앤드 익스히비션 회장, 현 알 붐 가스 회장, 현 EVEXA 회장 사진 채승우 객원기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도 이곳에서 초창기에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반도체, 중공업, 헬스케어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한국에도 기회가 많다.”

중동 최대 투자 행사 ‘AIM(Annual In-vestment Meeting)’을 총괄하는 다우드 알 쉬자위(Dawood Al Shezawi) AIM 글로벌 재단 회장은 최근 서울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2011년부터 매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AIM은 UAE 정부도 후원하는 행사다. 올해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수도 아부다비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벤처캐피털(VC)까지 174개국 1만2000여 명이 온다. 한국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비롯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국내 싱크탱크와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쉬자위 회장이 4월 11일부터 12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배경에는 한국의 기업, 투자, 스타트업 환경을 이해하고 투자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점도 있지만, 2023년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이후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UAE는 윤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에 300억달러(약 41조4660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쉬자위 회장은 “만약 UAE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이 있다면 ‘기회를 가능한 한 빨리 잡으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생각보다 UAE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머뭇거리다간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렇다. 오는 5월에 열리는 AIM을 알리기 위해 왔다. AIM은 다양한 투자자와 기업 사이에 다리 역할을 해주는 세계 최대 투자 행사 중 하나다. 세계 각지에서 온 기업들이 투자 기회를 선보이고 실제 투자 유치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플랫폼’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이번 행사에 한국 기업과 기관을 초청하려고 하는데, 이에 앞서 한국의 투자 문화를 이해하고, 한국 기업과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해 온 이유도 있다.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한국의 대기업부터 스타트업, 기관 관계자까지 다양한 이들을 만났다.”

AIM이 만들어진 배경이 궁금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UAE 정부는 세계 각국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FDI(외국인직접투자)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논의하는 플랫폼을 UAE에 만들기로 했다. AIM이 탄생한 배경이다. AIM은 UAE 정부와 공동으로 운영하며, 운영위원회는 UAE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의 장관들로 구성돼 있다.”

AIM에서 실제 투자로 이어진 사례가 있나.

“매년 다양한 투자 사례가 AIM에서 나온다. 2011년 행사에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참가해 이곳에서 만난 투자자로부터 초기의 테슬라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UAE가 여러 전기차 제조 업체를 유치하거나 많은 국가와 도시 간 양자 협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FDI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에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제시하기 어렵지만, 행사마다 수십억달러씩 투자 자금이 오간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AIM 현장. 사진 AIM 글로벌 재단

이런 행사에 한국을 초청하고자 하는 이유는.

“한국은 글로벌 투자시장과 혁신 분야의 강국이다. 구체적으로 반도체, 중공업, 헬스케어 분야에 강점을 지녔다. 한국 제품의 품질, 경쟁력, 투명성도 높게 평가한다. 한국 제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유다. 물론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UAE를 국빈 방문한 영향도 있다. UAE와 한국 사이의 강력한 경제적 연결 고리를 바탕으로 이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AIM을 통해 양국 간 무역을 증진하고 한국의 혁신을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다.”당시 윤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UAE가 300억 달러를 한국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AIM에서 구체화될 가능성도 있나.

“이 질문에 대해선 AIM 행사 기간에 한국의 많은 산업 조직이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고만 답하겠다. 특히 첨단 제조업, 중공업, 반도체, 생명공학,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두 나라가 거래를 맺을 수 있도록 AIM이 지원할 수 있다.”

AIM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에 기대하는 점은.

“한국 기업이 다른 나라와 어떻게 협력하면 좋을지 아는 것 뿐 아니라 타 국가에 비해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인지하고, 그 경쟁력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 제대로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아프리카를 비롯한 일부 국가에 좋은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를 수없이 목격했다. 적절한 마케팅 전략과 도구가 없을뿐 아니라 정부의 안정성이 부족하고 투명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국은 정부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보장돼 있는 나라이며 삼성, 현대, LG처럼 세계가 신뢰하는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거꾸로 한국 기업이 UAE에 진출하면 어떤점이 좋은가.

“UAE는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하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환경을 갖고 있다. 우선 개인에게 소득세나 재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기업의 경우 법인세율이 9%지만, 경제 자유 구역에 있는 기업은 이마저도 면제해 준다. 또 UAE는 항공과 항만 물류 허브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이어주는 역할도 한다. UAE에서 항공편으로 4시간 거리에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모여있다. 또 경쟁력 있는 선진 국가로서 법률 체계도 공정과 정의에 기초를 두고 있으며, 각종 행정 서비스도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신속하게 제공한다.”

그렇다면 UAE는 최근 어떤 산업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나.

“항공우주, 첨단 제조, 제약, 식품 보안, 화학 산업 등이다. 또 자율 주행과 반도체 산업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전 세계가 주목하는 AI 산업의 경우 오래전부터 UAE가 투자해 온 산업 분야다. 얼마 전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가 AI 인프라 투자 논의를 위해 UAE를 방문했는데, 실제로 UAE는 AI 산업에 있어 선두 국가로 꼽힌다. 2017년 세계 최초로 AI부 장관직을 신설해 국가 시스템에 AI를 전면 적용하고 있다. AI 관련 법을 세계 최초로 제정한 국가이기도 하다.”

UAE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인데, 한국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결국 인재가 양국 협력의 열쇠라고 본다. 현재 UAE는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AI, 원자력, 녹색 에너지 등에 집중하고 있다. 혁신을 강화하고 더 많은 투자와 무역을 통해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줄이고자 한다. 그래서 재능이 뛰어난 인재들이 필요하다. UAE에서 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정부가 이끄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본인이 원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돕는 이유다. 여기서 한국이 UAE 기업 또는 대학과 공동 연구 센터를 설립하고 고급 기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한다면, 협력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UAE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에 조언해 준다면.

“간단하다. ‘기다리지 말라(Don’t wait)’. 기회가 보이면 즉시 잡아라.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UAE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국가다. 머뭇거리다가 기회를 놓치면 다른 이가 가져간다. 또 다른 조언은 당신이 UAE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투자 기회를 노리는 한국 기업이 있다면 사실 어제부터 UAE에 있어야 했다. 그만큼 UAE 현지에 없으면 놓치는 기회가 많다. 이미 다른 글로벌 기업은 벌써 UAE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이곳에선 정부의 전략이 빠르게 바뀐다. 이들의 고급 정보는 해외에서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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