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까지 언급한 마크롱…“유럽 방위 강화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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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이는 유럽의 공동 방위 역량 확보를 연일 주장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미국에 대한 국방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핵무기까지 거론하자 프랑스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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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야당 일제히 “극히 위험” 비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줄이는 유럽의 공동 방위 역량 확보를 연일 주장하고 있다. “유럽이 죽을 위기에 처했다”며 무기 생산 확대를 주장한 데 이어 자국의 핵무기를 유럽의 핵 억지력에 활용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공개된 프랑스 지역 언론 ‘에브라’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핵무기를 유럽 방위의 일부분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믿을 만한 유럽 방어”는 북대서양 조약기구(나토)가 현재 제공하는 방어력을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한 토론을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 토론에는 미사일 방어, 장거리 무기, 핵무기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의 핵 관련 교리는 자국의 필수적인 이해관계가 위협받을 때 사용한다는 것이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이런 이해관계에 “유럽적 차원”을 더 부여할 여지를 열어놨다고 지적했다.
핵보유국인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서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핵보유국은 프랑스뿐이다. 미국의 전술 핵무기가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터키)에 배치되어 있지만, 이들 핵무기의 사용 결정 권한은 미국에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지난 25일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한 연설에서 “유럽이 죽을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며 유럽연합이 더 통합적인 방어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인들은 유럽산 군사 장비 구입을 선호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많이, 더 빠르게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 근거지를 중국에 두고, 국방은 미국에 위임하고, 에너지는 러시아에 맡기던 시대는 끝났다”며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강화 추세에 대한 대응도 촉구했다.
그의 연설 직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프랑스와 독일은 유럽이 더 강해지기를 원한다”며 “당신의 연설은 이를 이루는 방법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고 환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미국에 대한 국방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이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핵무기까지 거론하자 프랑스 야당들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프랑스 중도 우파 정당인 공화당(LR) 소속 프랑수아그자비에 벨라미 유럽의회 의원은 “이런 발언은 극히 심각하다”며 “우리는 프랑스 주권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의 티에리 마리아니 유럽의회 의원은 “마크롱이 국가적 위험이 되고 있다!”고 맹공격했다. 그는 “우리는 그의 정책이 끝났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6월9일(유럽의회 의원 선거일)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극좌 성향의 정치인들도 마크롱 비판에 동참했다. ‘불복하는 프랑스’(FI) 소속의 바스티앵 라쇼 하원 의원은 “핵 억지력은 공유할 수 없다”며 “마크롱은 유럽 땅을 수호한다는 명분으로 프랑스의 전략적 자율성을 제거하려 한다”고 공격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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