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여중 경보 ‘신기록 제조기’ 김유미 광명 철산중 코치

황선학 기자 2024. 4. 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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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지도자 활동, 3천mW 부별 신기록 1~3위 배출 ‘미다스의 손’
“척박한 환경이지만 스타선수 육성 통해 붐조성·인기 종목 도약 꿈”
척박한 환경 속 여자 경보 희망의 새싹을 키워가고 있는 경보계의 ‘미다스 손’ 광명 철산중학교 김유미 코치. 황선학기자

 

“저변도 열악하고 척박한 환경이지만 스타 선수를 키워낸다면 경보 붐이 일지 않을까요.”

마치 오리가 뒤뚱거리며 걷듯이 우스꽝스러운 동작에 긴 거리를 걸어야 하는 육상 경보는 국내에 학생과 성인 등 전체 선수라야 100명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비인기 종목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보 발전을 위해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지도자가 있다. 여자 경보의 ‘미다스 손’ 김유미(50) 광명 철산중학교 코치다.

김 코치는 1996년 은퇴한 뒤 모교인 철산여중(현 철산중)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원래 중장거리 선수였던 그는 고교 2학년 때 잠시 슬럼프에 빠지면서 약 10개월간 경보를 접했다.

당시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던 반면 체계적으로 기술을 배우지 못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다시 중장거리 선수로 복귀했다. 그러나 경보의 가능성과 매력을 버리지 못한 그는 실업선수 생활을 하면서 동료들을 통해 계속 경보를 배운 것을 계기로 꾸준히 유망주들을 키워내고 있다.

3천m 경보 여자 중등부 역대 1~3위 기록이 모두 그의 제자들에 의해 세워졌다. 역대 20걸 기록 가운데 6개가 포함돼 있다.

지난 1999년 당시 철산중에 재학 중이던 박지영이 전국소년체전서 3천m 경보 13분31초88의 부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후 25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최근 이에 근접한 기록이 작성됐다. 후배인 권서린이 지난 17일 춘계 전국중·고육상대회에서 13분50초66으로 역대 두 번째로 13분대에 진입했다. 3위 기록(14분07초07)도 철산중 최혜영이 2000년 소년체전에서 세웠다.

김 코치는 “우리와 체형이 비슷한 일본, 중국 선수들이 세계 수준이다. 저변을 넓히고 꿈나무를 발굴·육성한다면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다른 나라를 따라하기 보다는 선수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도로 기록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보는 중장거리의 체력을 기반으로 골반을 활용하는 운동이다. 두 종목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혀 다른 영역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경보처럼 골반 움직임의 유연성을 키운다면 중장거리 선수들도 더 좋은 기록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코치는 “‘진흙 속에서 진주를 캐낸다’는 심정으로 세계적인 선수를 반드시 키워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변 확대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코치는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꿈나무 지도자와 청소년 전담 지도자를 거쳤고,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경보 국가대표팀서 외국인 지도자를 도와 코치로도 활동했다.

은퇴 후에도 생활체육 마라토너로서 오랫동안 활동한 데 이어 최근에는 축구의 매력에 빠져 여성축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맹렬 우먼’ 김유미 코치의 노력에 한국 여자 경보의 ‘희망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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