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테무 규제해야 하는데…중국이 또 보복하면 어쩌지?” 당신을 잠식한 ‘중국 포비아’

이지안 2024. 4. 2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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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맹폭격에 국내 시장이 초토화됐다.

최근 저서 '불통의 중국몽'을 출간한 주재우 교수(경희대 중국어학)는 지난 19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 세미나에서 "지금이 바로 알리·테무 등 중국 플랫폼을 규제할 적기"라며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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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통의 중국몽’ 펴낸 주재우 교수
“한한령으로 싹튼 중국 포비아,
눈치 보는 저자세 외교로 귀결”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맹폭격에 국내 시장이 초토화됐다. 중국산 초저가 물량 공세에 국내 소규모 판매업체는 고사 위기고, 유통 대기업까지 휘청이고 있다. 알리·테무 제품에서 검출되는 유해물질은 더 큰 문제다. 어린이 신발 장식품에서 불임과 암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 기준치의 300배 이상 초과 검출되는 실정이다. 

최근 저서 ‘불통의 중국몽’을 출간한 주재우 교수(경희대 중국어학)는 지난 19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중국연구센터 세미나에서 “지금이 바로 알리·테무 등 중국 플랫폼을 규제할 적기”라며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알리·테무의 소비자 보호 의무 위반 및 허위·과장 광고 의혹을 조사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해외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식·의약품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알리·테무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상반기 안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주 교수가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우려하는 것은 사회지도층에 퍼져 있는 ‘중국 포비아(공포증)’ 탓이다. 그는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내 배치 결정으로 중국이 우리에게 단행한 각양각색 경제 보복 제재는 중국 포비아를 싹트게 했다”며 “중국을 의식하며 베이징의 눈치를 보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사회지도층에 만연해졌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드 사태에 보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내린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롯데·이마트 등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했으며, 중국 관광객 감소로 국내 관광·면세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한한령의 잔상은 깊게 남았다. 이는 우리 정부 인사나 국회의원 등 지도층이 중국과의 문제를 고민할 때마다 ‘또다시 보복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게 만들었다. 결국 중국에 당당하지 못한, 눈치 보기에 급급한 저자세 외교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주 교수의 설명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게 웬 떡이냐’다. 주 교수는 “중국은 중국 포비아를 아주 잘 즐기고,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중국대사와 외교부장, 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 등이 한국의 카운터파트, 혹은 대통령까지도 면전에서 압박하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 그 근거 중 하나다. 

중국 포비아는 중국이 우리나라에서 펼치고 있는 ‘영향력 공작’에도 활용된다고 주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불통의 중국몽’에서 중국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펼치고 있는 ‘맞춤형’ 영향력 공작에 대해 고발한다. 공작의 목적은 한미동맹 폐기와 주한미군 철수다. 이를 위해 중국은 한국 사회 속의 친중 세력과 중국에 대한 환상(myth), 그리고 중국 포비아를 이용하고 있다는 게 주 교수의 주장이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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