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치료제 대박? 어느 제약바이오사의 '기대와 우려' 어디쯤

강서구 기자 2024. 4. 2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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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Seek한 종목 분석
제약‧바이오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시험 진행 중
5월 중간 발표 앞두고 치솟은 주가
4월에만 200% 넘게 주가 상승
치료 넘어 완치까지 기대하지만…
신약 개발까지 넘어야 할 산 숱해

'시장이 나빠도 오를 종목은 오른다'는 속설을 증명하고 있는 종목이 있다.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에스바이오메딕스다. 이 회사는 4월에만 276.6%(24일 기준)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5월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1/2a의 중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어서다.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스바이오메딕스를 향한 투자자의 관심이 뜨겁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4월 들어 국내 증시가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소식,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 가능성 등의 악재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코스닥지수는 4월 초 912.45포인트에서 지난 23일 845.44포인트로 7.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도 4.5% (2747.86포인트→2623.02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이런 장세에서도 오를 종목은 오른다. 대표적인 종목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 에스바이오메딕스다. 3월 말 1만1720원이었던 이 회사의 주가는 23일 4만4150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4월에만 주가가 276.7% 치솟은 셈이다.

이 회사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한 건 1/2a 임상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TE D-A9' 덕분이다. TED-A9는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해 만든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뇌에 직접 이식하는 치료제다.[※참고: 1/2a는 신약의 안전성을 검사하는 1상 과정에서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을 테스트하는 임상시험이다. 소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운동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조금씩 소멸하는 병으로 환자들은 떨림, 서동(행동이 느려짐), 경직 등의 증상을 겪는다.

파킨슨병 환자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3만6130명으로, 2016년 11만917명 대비 22.7% 증가했다. 인구 노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라는 걸 감안하면 파킨슨병 환자는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전세계 파킨슨병 환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그래서인지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이젝티튜드 컨설턴시는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0년 63억4000만 달러에서 2030년 95억4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은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제는 아직 없다는 점이다. 이런 면에서 에스바이오메딕스가 개발 중인 TED-A9는 시장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파킨슨병 치료를 넘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같은 치료제를 연구 중인 글로벌 제약회사와 비교해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에스바이오메딕스처럼 신경세포를 활용해 파킨슨병 치료제를 개발 중인 곳은 세계적인 제약회사 바이엘(bayer)이 2019년 인수한 블루락이다(임상 1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병용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루락은 임상 1상에서 고용량을 투약한 환자군의 12개월 차 파킨슨평가척도 점수가 13점 감소했다"며 "TED-A9 12개월 차 파킨슨평가척도 점수가 블루락만큼만 나와도 회사의 가치는 폭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전망의 근거는 바이엘이 블루락을 인수할 때 투자한 돈이다. 2019년 바이엘은 블루락의 지분 52.9%를 인수하는 데 6억 달러(약 8200억원)를 베팅했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블루락의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약 1조3600억원)에 이른다.

TED-A9에서 블루락과 비슷한 결과가 나오면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기업가치도 그만큼 올라갈 것이란 얘기다. 지난 4월 23일(주가 4만4150원) 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5033억원이라는 걸 감안하면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물론 우려해야 할 요인도 있다. 5월 발표하는 1/2a 임상의 12개월 차 데이터가 기대치를 밑돌 수도 있다. 더구나 임상 2상과 3상을 거쳐 개발을 완료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신약 개발 성공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따져봐야 할 변수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0년 사이 임상에서 최종 승인까지 성공한 신약의 비율은 7.9%에 불과했다. TED-A9의 성과에 기대는 갖되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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