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아시아 리그 최다 408세이브, 가장 기억에 남을 기록"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 야구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로 불리며, 단일 시즌과 개인 통산 한국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모두 보유한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에게도 '아시아 단일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은 매우 특별하다.
2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오승환은 "408세이브를 아주 오래전부터 의식하고 있었다"며 "아주 오랜 뒤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세이브'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KBO리그 408번째 세이브'라고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 26일 고척 키움전, 삼성이 3-0으로 앞선 9회말에 등판해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KBO리그 개인 통산 408번째이자, 한·미·일 통산 530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오승환이 의미를 둔 건, KBO 408번째 세이브였다.
이와세 히토키는 1999∼2018년 일본프로야구에서 407세이브를 거뒀다. 종전 아시아 단일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이었다.
오승환은 408번째 세이브를 거두면서,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외부에 얘기한 적은 없지만, 나는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에서 뛸 때도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아시아 단일리그 세이브 기록을 세우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와세가 2018년 407세이브를 거두고서 은퇴하면서, 목표가 더 확실해졌다. KBO에서 408세이브를 꼭 달성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오승환은 "삼성이라는 한 구단에서 408세이브를 거둔 것도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며 "일본보다 역사가 짧은 KBO리그에서 이와세 선수의 기록을 넘은 것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12년 전인 2012년 7월 1일, 오승환은 228번째 세이브를 수확하며 KBO리그 개인 통산 세이브 1위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빛나는 이정표를 여러 개 세웠다.
오승환은 2014년 7월 21일 한신 타이거스 소속으로 '일본 야구의 성지' 고시엔에서 한국인 최초 400세이브를 거뒀고, 2016년 7월 3일 부시 스타디움에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세이브를 챙기며 한국인 최초로 한·미·일에서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가 됐다.
일본에서 80세이브, 메이저리그에서 42세이브를 거둔 오승환은 2019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2020년 6월 16일 한·미·일 400세이브, 2021년 4월 25일 KBO 300세이브, 2023년 6월 6일 한·미·일 500세이브, 2023년 10월 14일 KBO 400세이브 등 최초 기록을 써 내려갈 때 오승환은 "세이브 기록을 인정받는 시대가 와서 기분 좋다"고 특유의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 단일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에는 감정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예전부터 꼭 세우고 싶은 기록이었다"며 "겉으로 드러내는 것보다 속으로는 더 좋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을 순조롭게 출발하며 세운 기록이어서, 기분은 더 좋다.
오승환은 29일 현재 14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8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블론 세이브(세이브 실패)는 아직 한 개도 범하지 않았다.
4월에는 9경기에서 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3을 찍을 정도로 세부 지표도 좋다.
오승환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블론 세이브를 범하지 않은 것에는 만족한다. 또한, WHIP가 낮은 건 그만큼 동료들에게 불안감을 안기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한 적이 많다는 의미니까 기분 좋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령 투수인 오승환은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로 활약 중이다.
오승환은 "나이가 많으니까, 나이 얘기가 나오지만…. 마운드에 서면, 고졸 신인이나 마흔이 넘은 나나 똑같은 투수"라며 "나이가 편견을 부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바랐다.
다만 '세월이 쌓은 인연'은 잊지 않고 있다.
오승환은 "2005년 삼성에 입단해 408세이브를 쌓는 동안 많은 분의 도움을 받고, 많은 팬의 응원을 받았다"며 "408세이브를 나 혼자 힘으로 달성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기회를 빌려 감사 인사드린다"고 했다.
팬들은 이제 오승환에게 한·미·일 통산 600세이브 달성을 기대한다.
오승환은 "KBO 408세이브는 오랫동안 의식했던 기록이지만, 한·미·일 600세이브를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무심하게 말했다.
하지만, 다른 여러 기록도 오승환이 의식하지 않은 순간에 탄생했다.
오승환은 "아시아 단일리그 최다인 408세이브를 달성하면서 개인 기록에 대한 욕심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하면서도 "일단 올 시즌에는 블론 세이브를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그렇게 시즌을 보내다가, 600세이브에 접근하면 또 어떤 마음이 생길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씩 웃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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