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들의 부상으로 포기? 젊은 피에서 희망을 찾은 대구
프로축구 대구FC는 올해 팬들을 가장 실망시킨 구단 중의 하나다.
대구가 지난해 윗물(파이널라운드 A)에서 기대를 한껏 올려놓은 것과 달리 올해는 좀체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징야를 비롯해 믿었던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초반 줄부상으로 쓰러진 게 문제다.
대구는 실망스러운 성적에 감독까지 교체했는데, 새로운 사령탑이 지휘봉을 잡은 첫 경기에서 희망을 찾았다.
대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박재현(21)과 정재상(20)이 지난 28일 전북 현대 원정에서 기회를 잡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두 선수는 대구가 0-2로 끌려가던 경기 막바지 거짓말처럼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박재현은 추가 시간 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전북의 골문에 꽂았고, 정재상은 2분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으로 파고들면서 요시노가 찔러준 공을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박재현과 정재상이 나란히 K리그1 데뷔골을 터뜨린 순간이었다.
타깃형 골잡이인 정재상은 후반 내내 전북의 골문을 위협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고, 박재현은 본업이 아닌 측면 수비수로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5경기 연속 무승(4무1패)의 늪은 벗어나지 못했으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박창현 대구 신임 감독의 구상은 첫 발을 잘 뗐다.
대구가 두 선수의 활약을 더욱 반기는 것은 즉시 전력이 아닌 유망주가 제 몫을 해냈다는 점이다. 박재현은 직전 경기까지 올해 K리그1 출전 시간이 75분, 정재상은 38분이 전부다. 대부분 B팀 소속으로 K3리그(세미프로)를 누비던 게 두 선수의 일상이었다. 그런데 전북 원정에서 룸 메이트였던 이들이 나란히 골을 기록하며 대구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축구 전문가들은 박재현과 정재상이 1군에 뿌리를 내린다면 기존의 젊은 피인 고재현과 황재원, 박세진 등과 함께 새로운 세대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가 프로 무대에선 경험이 많지 않은 박 감독을 선임한 배경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기존의 수비 위주에서 벗어나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 핵심에는 상대보다 한 발이라도 더 뛸 수 있는 젊은 피들이 있다. 대구의 강점인 외국인 선수들이 하나 둘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는 가운데 박재현과 정재상이 꾸준한 활약을 펼친다면 대구는 다시 한 번 위를 바라볼 수 있는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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