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단 2승+ERA 6.35' 리그 최강 선발진 붕괴…한화의 이유 있는 추락

김민경 기자 2024. 4. 29. 06: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한화 이글스가 4월 들어 부진을 거듭하면서 8위까지 추락했다. 류현진을 비롯한 선발진이 무너진 탓이 컸다. ⓒ곽혜미 기자
▲ 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직접 전수받는 등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는 유독 시즌이 풀리지 않고 있다.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가 최악의 4월을 보내고 있다. 한때 리그 최고로 평가받았던 선발진이 무너진 여파가 크다.

한화는 29일 현재 시즌 성적 12승18패 승률 0.400으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선두 KIA 타이거즈(21승9패)와는 어느덧 9경기차까지 벌어졌고, 5위 LG 트윈스(16승14패2무)와도 4경기차가 난다. 한화는 3월까지 7승1패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9위 또는 10위를 도맡았던 한화에도 드디어 봄이 찾아오나 했다.

4월은 악몽과도 같은 한 달이었다. 한화는 4월 성적 5승17패 승률 0.227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상위권으로 다시 치고 올라가려면 연승 흐름을 타야 하는데, 4월 한 달 동안 연승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5연패(5일 고척 키움전~10일 잠실 두산전), 3연패(12일~14일 대전 KIA전), 6연패(20일 대전 삼성전~26일 대전 두산전) 등 긴 연패만 3차례 했다.

연승 흐름을 타려면 우선 선발 로테이션이 탄탄하게 돌아가야 한다. 한화는 류현진-펠릭스 페냐-김민우-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짜서 올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해까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류현진이 에이스로 합류하면서 산체스가 4선발까지 밀릴 정도였으니 '리그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당연했다.

한화 선발진은 4월 들어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22경기를 치르는 동안 류현진과 페냐가 1승씩 챙겨 단 2승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패전은 9경기에서 기록했는데, 페냐가 3패로 가장 많았고 류현진과 문동주, 그리고 대체 선발투수로 합류한 황준서가 각각 2패씩 떠안았다.

원투펀치 류현진과 페냐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류현진은 승운이 따르지 않은 경기도 2차례 있었지만, 지난 24일 수원 kt전에서 5이닝 7실점(5자책점)에 그치면서 4월 평균자책점이 6.85까지 치솟았다. 페냐는 4경기에서 17이닝밖에 책임지지 못하면서 평균자책점 6.35에 그쳤다.

류현진은 일시적 부진으로 본다면, 페냐는 거의 한 달 내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페냐의 기복과 관련해 "이 시기에 페냐가 알레르기가 있어서 컨디션 조절에 자주 실패하는 것 같다. 컨디션 조절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수면인데, 알레르기 문제로 잠을 못 잤을 때 컨디션 조절에 애를 많이 먹더라.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결심하면서 김민우가 이탈한 것도 큰 손실이었다. 김민우는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3경기에서 1승, 12⅓이닝, 평균자책점 2.19로 활약하고 있었다. 김민우가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지켜주고 있었더라면 4월의 성적이 지금과는 또 달랐을 수도 있다. 김민우의 빈자리는 신인 황준서가 채우고 있는데, 2경기에서 2패, 8⅔이닝, 평균자책점 7.27로 부진했다.

▲ 펠릭스 페냐는 알레르기 여파로 컨디션 관리가 잘되지 않아 기복이 심하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리카르도 산체스는 27일 투구 도중 날개뼈가 불편한 증상이 있었지만, 5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텼다. ⓒ 한화 이글스
▲ 한화 이글스 2024년 전체 1순위 지명 슈퍼루키 황준서. 제구가 흔들리면서 3⅔이닝 6실점에 그쳤다. ⓒ 한화 이글스

올 시즌 선발진에서 가장 큰 변수를 꼽으라면 문동주다. 문동주는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국제대회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올해 한 단계 더 성장한 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4월 5경기에서 21⅔이닝, 평균자책점 9.97에 그치고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전수받는 등 애를 쓰고 있지만, 시즌 피안타율이 0.380에 이를 정도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수)는 2.21에 이른다.

구속은 꾸준히 150㎞ 후반대로 형성되고 있는데, 상대 타자들에게 공략을 당하고 있다. 피홈런도 자연히 늘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118⅔이닝을 던지면서 피홈런 6개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26⅔이닝 만에 6피홈런을 기록했다.

선발 야구가 무너진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팀 타격까지 침체됐다. 4월 팀 타율은 0.238로 리그 최하위다. 홈런(12개)과 OPS(0.672)는 10위, 타점(90개)은 9위에 머무는 등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한화는 27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1군 타격코치를 정현석 코치에서 강동우 코치로 바꾸는 강수를 뒀다.

한화는 27일 두산전에서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10-5로 승리하면서 타격코치 교체 충격 요법이 통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한화는 28일 두산전에서 8-17로 대패하면서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선발투수 문동주가 3⅓이닝 9실점으로 무너진 게 컸다. 문동주가 1회 5실점한 상황에서도 한화 타선은 3회까지 6점을 뽑으면서 6-5로 뒤집었는데, 문동주가 4회에 다시 4실점하면서 무너지자 더는 쫓아갈 힘을 내지 못했다.

한화는 올해 류현진(8년 170억원)과 안치홍(4+2년 72억원) 등을 영입했다. 더는 하위권에 머물지 않겠다는 프런트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투자였다. 한화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가을야구를 꿈꿨고, 3월까지만 해도 가능할 줄 알았다. 한화 팬들은 KBO 역대 신기록인 홈 15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하며 꾸준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4월과 같은 분위기가 더 길어지면 한화의 봄은 올해도 오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이제는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가 됐다. 한화는 일단 3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 류현진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한다.

▲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4월 부진을 만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