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하위 타순, 김선빈은 1번 요청... KIA 공격이 이렇게 잘 풀리는 구나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KIA 타이거즈 김선빈(35)이 리드오프로서 공격 첨병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김선빈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3안타 3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10-7 승리를 견인했다.
KIA는 LG와 주말 3연전에서 먼저 2패를 당해 이미 루징시리즈를 에약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까지 내주면 시즌 첫 3연패와 스윕 패배까지 떠안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KIA 타선에는 변화가 있었다. 김선빈이 리드오프로 나서고, 박찬호가 하위타순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나성범이 돌아왔다. 선발 라인업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그가 더그아웃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
김선빈은 이날 올해 첫 1번 타자 선발 출장이었다. 그가 리드오프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21년 4월 1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110일만이었다.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은 "(1번을 맡았던) 박찬호가 (나에게) 와서 하위 타순부터 다시 다지고 올라가겠다고 하더라. 만류했지만 다지고 와서 보탬이 되겠다고 해서 찬호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28일)은 김선빈이 리드오프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김선빈은 1회초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LG 선발투수 손주영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최형우의 선제 3점포 때 홈을 밟아 득점에도 성공했다.
이후 두 타석은 출루에 실패했다. 3회와 4회 각각 삼진과 병살타로 물러난 김선빈은 팀이 5-7로 뒤진 7회초 공격에서 빅이닝의 시발점을 만들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선빈은 LG 바뀐 투수 박명근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았고, 이후 대타 나성범의 볼넷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그리고 김도영의 기습 번트안타 때 3루로 내달렸다. 여기서 LG의 실책이 나왔다. 포수 박동원이 번트 타구를 잡아 3루로 뿌렸지만 정확하지 않았다. 좌익수쪽으로 빠졌고, 그 사이 김선빈은 홈으로 파고들어 추격 점수를 올렸다.
이후 KIA는 최형우의 1타점 내야 땅볼과 이우성의 적시타를 더해 8-7 역전에 성공했다.
김선빈은 8회 1사에서 2루타를 쳐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다음 김호령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쐐기 득점을 올렸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선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4출루 기록을 만들었다.
경기 후 만난 김선빈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니 박찬호의 요구와 타이밍이 딱 들어맞았다.
박찬호는 하위 타순으로 내려가고 싶어한 반면 김선빈은 1번에서 치고 싶었다.
김선빈은 "어제(27일) 코치님께 1번에서 치고 싶다고 직접 이야기를 했다. 1번으로 치고 싶은 게 아니라 많은 타석에 들어가고 싶어서 요청을 했다. 오늘 좋은 타구가 나와서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찬호의 하위타순 이동 요청에 대해서는 김선빈도 몰랐다. 그는 "전혀 몰랐다. 기사로 봤다"고 웃어보였다.
김선빈은 "감독님께서 '1번 타자 답게 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대로 많은 출루를 해서 팀에 도움이 된 게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선빈은 올 시즌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팀의 내야진 운영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팀에 도움이 돼서 너무 좋다. 2루뿐만 아니라 유격수도 볼 수 있다는 걸 감독님께서 생각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팀에 도움이 되는 거면 어느 자리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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