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축 원룸 월세 100만원…주거비 부담에 허리 휜다[월세 대세]③

고가혜 기자 2024. 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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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년 이내 신축 원룸 월세 평균 101.5만원
전세사기 우려로 비아파트 전세 기피현상 계속
2030세대 10명 중 4명 "월세 등 주거비 부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은평구 빌라 밀집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총 2만1146건으로, 이 중 전세 거래량은 9268건, 월세 거래량은 1만1878건으로 집계됐다.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6.2%로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월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2024.03.20.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신축 원룸에서 월 1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거래가 급증하는 등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 운영사 스테이션3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의 준공 5년 이하,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연립·다세대 주택(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가격은 101만5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 평균 월세를 분석한 결과로, 지난해 동월 대비 9% 오른 수치다.

특히 서울의 월세는 수도권의 다른 지역에 비해 최대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기 지역의 신축 원룸의 평균 월세는 63만3000원, 인천 지역의 평균 월세는 53만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원룸의 평균 월세를 연식별로 보면 5년 초과 10년 이하 77만6000원, 10년 초과 20년 이하 66만1000원, 20년 초과 30년 이하 79만5000원, 30년 초과 71만6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전세 보증금 미반환 사고 이후 전세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비(非)아파트를 중심으로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1분기) 주택 전월세 거래량 12만3669건 중 전세 거래량은 5만7997건, 월세 거래량 6만5672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르면 전체 임대차 거래 계약 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9%로,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분기 기준) 최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3월 계약분 실거래 신고 기한(30일)이 아직 지나지 않았지만, 전세 비중이 큰 폭으로 높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보증보헙 가입이 강화된데다 비아파트의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되면서 주택 임대차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 비중이 점점 늘면서 주거비 부담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다방'이 자사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주거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대 응답자 1547명 중 40.2%는 월 소비 항목 중 가장 부담되는 지출 항목을 묻는 말에 '주거비'라고 답했다.

주거비 체감도에 관해 묻는 질문에는 34.9%가 '보통', 34%가 '높다'라고 했다. '매우 높다'라고 답한 응답자도 16.9%로 집계됐다. 전세 거주자의 경우 41.3%는 '보통이다'라고 답했지만, 월세 거주자는 41.9%가 '높다'라고 응답해 월세 거주 청년이 느끼는 주거비 체감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월세 거주 청년의 경우 주거비 체감이 '매우 높다'를 선택한 비중도 20.3%에 달했다.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을 묻는 말에는 '현재보다 저렴한 주거지로 이사 계획'이 3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마땅한 대안 없음' 22%, '부업·아르바이트 등 추가 소득 마련' 21.5%, '전월세 전환' 12.3%, '부모님 지원' 4.8%, '생활비 대출' 3.7% 순이었다.

결국 임대차 수요자들은 고금리와 전셋값 상승,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인해 전세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월세를 살자니 주거비 부담이 너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월세 시장이 다시 안정되려면 앞으로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장은 "대부분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많은 만큼 이사, 전월세 전환 등의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전세포비아 현상의 장기화 등으로 서울 지역 원룸의 평균 월세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아직까지 월세 시장 안정화를 논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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