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ISSUE] '승부조작 사면, 亞컵 참사, 클린스만 경질, 올림픽 좌절' 이 모든 게 약 1년 동안 벌어진 일이다

가동민 기자 2024. 4. 29.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인터풋볼] 가동민 기자=지난 1년 동안 한국 축구 팬들에겐 고통의 시간이었다.

지난해 3월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승부 조작 가담자를 사면하려 한 것. 3월에 치른 우루과이와 친선 경기 직전에 대한축구협회는 승부 조작 가담자 사면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경기 시작 약 1시간 전에 갑작스럽게 승부 조작으로 인해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 경기 시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한 것이 의도가 명확해 보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승부 조작 가담자 사면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이었다. 또한,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사면 대상자 중에는 2011년 K리그에서 승부 조작에 가담했던 사람들도 포함돼 있어 팬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승부 조작 가담자 사면을 철회했다. 이로 인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이사진, 위원장단이 자리에서 물러났고 이사진을 새로 꾸렸다.

대한축구협회의 판단은 적절하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뤄냈고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과 조규성, 설영우 등 K리그 선수들 모두 많은 인기를 누렸다. 국가대표팀은 물론 K리그에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축구협회는 찬물을 끼얹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올해 초에 열린 아시안컵에서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선임 당시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클린스만은 오랜 기간 감독 생활을 쉬었고 필립 람이 전술이 없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에서도 전술보다는 자율성을 강조했고 아시안컵을 앞두고 걱정 섞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한국은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각 소속팀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 당연히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조별리그부터 경기력이 좋지 않았고 1승 1무 1패를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8강 호주전 모두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따내며 4강에 올랐다. 4강 요르단전에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0-2로 패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참사의 책임을 물기 위해 클린스만을 경질했다.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한지 약 1년 만에 떠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이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증면된 순간이었다. 대한축구협회 회장 정몽규는 직접 나와 아시안컵 부진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사과한지 약 2달 만에 한국 축구 팬들은 또 실망감을 느꼈다. 파리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기 때문. 올림픽에 진출하기 위해선 U-23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했다. U-23 아시안컵 1위, 2위, 3위는 올림픽에 직행하고 4위는 기니와 진출권을 두고 다툰다. 하지만 U-23 대표팀은 8강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면서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조별리그는 순탄했다. 일본, 아랍에미리트, 중국과 한 조에 편성되면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황선홍호는 조별리그 3전 3승을 기록하며 당당하게 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만나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했다. 황선홍호는 짐을 싸야 했다.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경기력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가 결정력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연장은커녕 정규 시간 안에 패배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 축구는 지난 1년 동안 행복한 순간보다 실망스러운 순간들이 많았다. 대한축구협회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사과를 반복하는 일이 계속됐다. 지금까지는 대한축구협회의 행보가 바람직하지 않더라도 팬들이 끊임없는 사랑을 보내줬다. 지금의 행보가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팬들이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대한축구협회가 반드시 변화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사진=대한축구협회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