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아스널과 '북런던더비'를 치렀다. 양 팀에 목적이 분명한 한 판이었는데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 팀 아스널이 활짝 웃었다. 손흥민은 이날 프리미어리그 16호골로 존재감을 보였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북런던더비'에서 2-3으로 졌다. 손흥민은 북런던더비 8호골과 프리미어리그 16호골로 톱 클래스 공격력을 입증했지만 팀 패배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양 팀에 목적은 분명했다.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경쟁을 했고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이었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4위 애스턴 빌라와 승점 7점 차이로 벌여졌다.
하지만 아스널은 승점 3점을 확보해 단독 선두(25승 5무 5패 승점 80)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포함 토트넘 원정길에서 2연승을 챙기면서 36년 만에 원정 연승을 챙겼다. 1987년과 1988년 2연승 이후 쾌조의 행보다.
토트넘은 최전방에 손흥민을 배치했고, 티모 베르너,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세브스키에게 2선을 맡겼다. 허리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로드리고 벤탕쿠르였고, 수비는 벤 데이비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페드로 포로였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꼈다.
아스널은 카이 하베르츠가 토트넘 골망을 조준한데 이어 레안드로 트로사르, 부카요 사카, 마틴 외데고르, 토마스 파티, 데클란 라이스가 허리에서 뛰었다. 포백은 벤 화이트,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도미야스 다케히로였다. 골문은 다비드 라야가 지켰다.
토트넘이 홈 이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스널이 볼 점유율을 올리며 경기를 주도했다. 토트넘은 전방 압박으로 아스널 빌드업을 방해했고 빠른 카운터 어택으로 공격 포인트를 노리려고 했다. 아스널은 전반 9분 파티가 얻어낸 프리킥을 외데고르가 처리하며 슈팅 횟수를 늘려갔다.
손흥민은 전반 11분 매디슨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줬다. 하베르츠가 전반 13분 박스 안에서 외데고르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뒤흔들었다. 아스널이 먼저 웃을 뻔 했지만 외데고르 패스 장면에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제 득점은 아스널이었다. 토트넘이 반격하던 흐름이었는데 호이비에르가 자책골을 범해 아스널에 리드를 안겼다. 토트넘은 실점 이후 코너킥 세트피스로 동점골을 노렸지만 소득은 없었다.
토트넘은 전반 21분 판 더 벤이 아스널 라인을 깨고 골망을 뒤흔들며 포효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오프사이드로 선언돼 아스널을 추격하지 못했다. 아스널은 전반 26분 사카를 활용해 카운터 어택으 시도했고, 사카의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토트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토트넘은 '손 톱'을 활용해 반전을 모색했지만 이렇다 할 효과는 없었다. 아스널은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촘촘한 수비 블럭을 세워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아스널은 토트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은 뒤 전반 38분 코너킥에서 하베르츠의 헤더로 또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후반전 휘슬이 울리자 파페 사르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아스널은 원정 부담에도 좀처럼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프리킥에서 도미야스 등이 매서운 슈팅을 이어가 토트넘을 압박했다.
토트넘은 측면을 활용해 아스널 박스 안에 진입했다. 아스널에 리드를 허용했지만 비카리오 골키퍼의 동물적인 선방으로 추가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17분 히샤를리송, 비수마를 투입해 전방과 허리에 변화를 줬고 손흥민을 주 포지션인 측면으로 옮겼다.
전술 변화는 적중했다. 후반 18분 로메로가 아스널 패스 미스를 낚아챘고 오른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넣었다. 후반 39분엔 박스 안에서 페널티 킥을 유도했다. 벤 데이비스가 라이스에게 가랑이를 차였고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페널티 킥이 됐다.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는데 왼쪽 골망으로 꽂아 프리미어리그 16호골으 넣었다.
토트넘은 막판에 동점을 넘어 역전을 보려고 했지만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갔다. 아스널은 파이브백에 가까운 촘촘한 수비로 토트넘에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북런던더비 홈 경기에서 36년 만에 2연패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 우리에게 큰 경기였는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세트피스에서 수비 집중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 부분이 아니라 더 크고 넓은 그림을 봐야 한다.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라며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