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키 플레이어다” 기대 컸던 오재일, ‘2군 타율 0.080’ 끝 모를 부진…이미 1군 내야도 다 찼다
[스포티비뉴스=고척, 최민우 기자] “올해 키 플레이어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재일(38)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오재일도 부활하기 위해 절치부심했다. 오재일은 겨우 내내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매일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출근도장을 찍을 정도였다. 이종열 단장도 “오재일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많이 했다. 한 눈에 보더라도 슬림해졌다”고 증언한 바 있다. 오재일도 두 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어 동기부여도 확실했다.
하지만 오재일은 1군에서 모습을 감췄다. 공식 기록은 지난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끝이다. 오재일은 박진만 감독으로부터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재정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슬럼프에 빠진 오재일에게 심적 부담감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오재일이 정비를 마치고 하루 빨리 선수단에 합류하길 바랐다.
하지만 오재일의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타율이 0.080(25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지난 27일 퓨처스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탓에 1할 타율이 붕괴됐다. 홈런 한 개도 때려내지 못했고, 타점만 2개 올렸다. 출루율도 0.172 장타율 역시 0.080에 그쳤다.
오재일이 슬럼프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삼성 내야진은 완전체를 이뤘다.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1루 미트를 낀다. 사령탑도 맥키넌의 수비에 만족한다. 박진만 감독은 “맥키넌이 1루에 있는 모습을 보면 편안하다.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처럼 너무 잘해주고 있다. 안정감이 느껴진다. 타격도 좋은데 수비까지 잘해주니까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맥키넌이 오른쪽 내야 핫코너를 완벽하게 지켜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어깨 수술을 받았던 주전 유격수 이재현이 돌아오면서, 김영웅이 3루수로 이동했다. 여기에 류지혁도 부상을 털고 돌아와 2루수로 뛰고 있다. 모두 빼어난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타격도 훌륭하다. 26경기 3홈런 15타점 13득점 타율 0.374(99타수 37안타) 출루율 0.470 장타율 0.495 OPS(출루율+장타율) 0.965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강한울, 김재상 등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백업 야수들도 갖추고 있다. 이미 삼성 내야는 포화상태다.
박진만 감독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야는 포화상태다. 걱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재일은 지금 페이스가 안 좋다. 더 끌어올려야 한다.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복귀 시기가 결정될 것이다”며 오재일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1군 콜업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오재일은 올 시즌이 끝나면 2021시즌을 앞두고 맺은 4년 50억원 FA 계약이 끝난다. 이적 첫해 오재일은 120경기에서 25홈런 97타점 64득점 타율 0.285(418타수 119안타) 출루율 0.366 장타율 0.512 OPS 0.878을 기록. 삼성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끌었다. 삼성은 오재일의 활약 속에 6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22년에도 21홈런 94타점 57득점 타율 0.268(470타수 126안타) 출루율 0.345 장타율 0.491 OPS 0.836을 기록하며 중심타자 역할을 해냈지만, 오재일은 2023시즌 106경기 11홈런 54타점 31득점 타율 0.203(364타수 64안타) 출루율 0.302 장타율 0.356 OPS 0.658로 극심한 부진에 허덕였다.
이미 내야가 포화상태라 하더라도, 오재일은 여전히 삼성에 필요한 존재다. 오재일이 부진을 털고 일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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