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국민 25만원씩 주자"…전문가들 "물가 상승 자극"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회담(이하 영수회담)을 갖는 가운데 야당에서 주장하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안(전국민에게 1인당 25만원 지급)을 정부가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면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적 판단이 아닌 당장의 현금 살포는 포퓰리즘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형식으로 진행되는 영수회담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은 주요 의제로 꼽힌다.
민주당은 민생 회복을 위해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우리 경제가 대단히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골목경제·민생경제가 파탄 지경에 이르러서 골목상권에 좀 돈이 돌게 해야 되겠다 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수출만 회복세를 보이면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부분들을 조금 더 해볼 수 있는데 (1분기 경제성장률에서) 소비나 내수도 꽤 안정적으로 나와서 우리가 내수를 자극하는 정책을 잘못 하면 물가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 만약 2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면 수요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시장 원리에 따라 물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을 타이트하게 가져가고 있는데 재정을 뿌려서 수요를 늘리면 물가가 정부 정책이 생각했던 것과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에도 자극 요인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현재 물가 상승 원인이 내수가 과열이라서 된 게 아니니 정책조합을 통해 재정을 확대해서 (국민들) 부담을 덜어주고 횡재세를 걷는다든지 법인세 최저한세 같은 걸 부과해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는 (정책이) 잘 조화가 되면 경제를 위축시키지 않으며 물가 부작용도 어느 정도 통제하는 식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물가 상승 압력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022년 6월21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M2(광의통화) 규모는 팬데믹 기간인 2020년 3월말 2경9868조원에서 2022년 4월말 3경6737조원으로 약 23% 증가했다. 한은은 해당 보고서에서 "가계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지원을 중심으로 유동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따르면 재난지원금은 2020년부터 지난해말까지 △1차 14조3000억원 △2차 6조8000억원 △3차 8조5000억원 △4차 8조9000억원 △5차 17조3000억원 △6차 3조2000억원 등이 지급됐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13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 2020년 8월 '거시계량모형(BOK20) 구축결과' 보고서에서 민생회복지원금과 같은 이전지출의 재정승수를 0.2로 추정했다. 재정승수란 정부가 사용하는 재정지출이 GDP(국내총생산)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승수가 0.2인 경우 재정지출이 100억원 늘어나면 GDP는 20억원 증가하는데 그친다.
다만 하 교수는 "수요 쪽에서 경제 위축을 막는 정책을 펴는 것은 거시경제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우리나라 재정이 내수 부양의 역할을 좀 해줘야 한다. 25만원 주는 것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대상, 방식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옵션을 테이블에 놓고 논의해 볼 여지는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국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면 중장기적으로 포퓰리즘이 강화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강 교수는 "(경제 성장에는) 의미 없는 정책이고 단순히 옛날에 고무신 주는 것하고 똑같은 정책"이라며 "그런 정책을 쓰는 나라가 어디 있나, 남미처럼 완전히 포퓰리즘 하는 나라 아니면 국민들에게 25만원씩 나눠주는 나라가 없다"고 지적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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