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 된 빌라, 전세도 꽁꽁

김평화 기자 2024. 4. 2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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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는 반면 빌라시장은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이후 빌라 중심으로 전세 거래량이 줄면서다.

1분기 서울 빌라와 단독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은 6만6170건인데 이 중 전세는 2만4002건에 그쳤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빌라 보유자들은 당장 '부도위기'에 놓인 경우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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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9%로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분기 기준) 가장 작은 수준이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1~3월 서울의 주택 전월세 거래 12만 3천669건 가운데 전세 거래는 5만 7천997건, 월세는 6만 5천672건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매 및 전·월세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는 반면 빌라시장은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다. 정부가 전세사기를 잡기 위해 만든 규제가 적용되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인기도 없어졌다. 빌라를 아무리 싼 값에 내놔도 시장에선 찬밥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전세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빌라 집주인들은 '돈맥경화'를 겪고 있다.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 이후 빌라 중심으로 전세 거래량이 줄면서다.

28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전체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만3669건, 이 중 전세거래는 5만7997건, 월세는 6만5672건이다.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6.9%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매년 1분기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서울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전세비중은 최근 4년(2020~2023년)째 하락세다. 연도별로 △2020년 61.6% △2021년 58.0% △2022년 50.3% △2023년 47.6%로 점차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1분기 서울 빌라와 단독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은 6만6170건인데 이 중 전세는 2만4002건에 그쳤다. 전세비중이 36.3%까지 떨어진 것이다.

전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업계에선 빌라시장이 초토화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전세사기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빌라 전세기피 현상이 심화했다. 빌라에 거주하려면 전세 대신 월세를 고집하는 수요자가 많아졌다.

빌라의 전세시세가 떨어졌어도 수요자들은 월세를 선호한다. 정부는 앞서 빌라 보증한도를 공시가의 150%에서 126%로 줄였다. '깡통전세'를 막기 위한 취지인데 집주인 입장에선 당혹스럽다. 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드는 만큼 당장 만기가 도래하는 세입자들에게 전세금 일부를 낮춰줘야 하기 때문이다.

전세기피 현상으로 새 세입자를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손해를 감수하고 빌라를 매도하려고 해도 선뜻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전세보증금이 낮아진 만큼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기존 빌라 보유자들은 당장 '부도위기'에 놓인 경우가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빌라나 단독주택 등 비아파트 집주인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며 "아파트처럼 빌라도 주거의 한 유형인데 빌라시장이 무너지면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르고 시장이 왜곡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고를 겪는 집주인이 늘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크다"며 "정부대책의 부작용인 만큼 수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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