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지면 도로서 술판… 위험한 ‘포차 거리’

강우석 기자 2024. 4. 29.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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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중랑 등 야외 식탁 불법 설치
시민들 통행 어려워져 사고 위험
지난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야외 포장마차촌. 포장마차 식탁이 도로를 침범하고 있다. /강우석 기자

최근 야외 포장마차촌에 사람이 몰리면서, 일대가 도로 점용과 주취자·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복되는 문제에 일부 지자체가 포장마차촌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상인 반대에 무산됐다. 행인과 인근 주민만 매년 같은 고통을 당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7일 오후 9시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역 3번 출구 앞. 왕복 2차로 도로 양옆에 늘어선 포장마차 수십곳에 손님이 가득 차 있었다. 포장마차 식탁은 도로를 침범해 설치됐다. 일부 포장마차는 한 차로 전체에 테이블과 좌석을 설치했다. 일대 식당에서도 불법으로 야외 테이블을 가게 앞에 내놓고 장사를 해 도로와 인도는 통행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포장마차를 나서던 손님들이 지나가던 차와 부딪힐 뻔한 상황이 여러번 목격됐다.

길거리에서 소주를 병째 들이켜던 한 30대 남성은 포장마차 사이 도보에 앉아 몸을 가누지 못했다. 인근 편의점에선 한 남성이 만취한 채 잠이 들어 경찰이 출동했다. 이날 포차 거리에서 만난 70대 A씨는 “차로 주변에서 안전 의식도 없이 소란스럽게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수백명이나 되는 걸 보고 놀랐다”며 “어떻게 사고가 날 뻔하는 걸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술을 마실 수 있나”라고 했다. 포장마차 주변엔 흡연자들이 버린 담배꽁초가 흩어져 있었다.

종로구청은 이곳을 특별 관심 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순찰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혼란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구청 관계자는 “안전사고나 미관 개선을 요청하는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작년에 이곳 주변을 차 없는 거리로 조성하려고 했지만, 건물 주인들과 상인 반발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 중랑구 중랑역 아래에 조성된 포장마차 거리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 22일에는 평일인데도 포장마차 한 곳당 손님이 15명 가까이 몰렸다. 포장마차가 인도를 절반 넘게 차지해 지나는 시민들은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음식 쓰레기통에서 새어나온 음식 찌꺼기는 도로에 흩어져 있었다. 중랑구 관계자는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계도하지만, 반발이 심해 영업을 막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같은 날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는 인근 식당들이 플라스틱 테이블과 좌석을 인도·도로에 펼쳐놓고 영업 중이었다. 모두 불법 영업이다. 손님 대부분은 테이블 인근에서 담배를 피웠다. 근처 빌딩 경비원 김모(70)씨는 “이 빌딩 앞은 금연이 원칙인데, 술 마시러 온 이들이 계속 피워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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