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쓰나미 밀려오는 탄광 “젊은 광부 더 막막”

오세현 2024. 4. 29. 00: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장성광업소가 6월 말 문을 닫으면 대규모 실업이 불가피하다.

강현구(48)씨는 "지난해 조사했을 때 장성광업소 평균 연령이 53세였다. 아직 일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광부들이 적지 않은 셈"이라며 "정년을 맞는 선배들은 괜찮지만 우리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자리·전업교육 부족 생계 위협
“장성광업소 폐광 이후 대책 전무”
자원봉사자로 나선 젊은 광부들
▲ 장성광업소 젊은 광부들은 장성동을 지키고 있는 몇 안 되는 청년들이다. 장성동 자율방범대 구성원 대부분이 장성광업소 출신인 이유다. 장성광업소에서 일하고 있는 광부들이 지난 27일 태백천상의산나물축제 현장에서 교통정리 봉사활동을 펼쳤다. 최현정

장성광업소가 6월 말 문을 닫으면 대규모 실업이 불가피하다. 장성광업소에 일하는 직원만 416명. 강원도는 올해 초 장성광업소 폐광으로 900여 명이 실업할 것으로 예측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40·50대 ‘젊은 광부’들이다. 장성광업소 직원 416명 중 강현구씨 같은 젊은 광부는 100여 명 수준이다.

강현구(48)씨는 “지난해 조사했을 때 장성광업소 평균 연령이 53세였다. 아직 일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광부들이 적지 않은 셈”이라며 “정년을 맞는 선배들은 괜찮지만 우리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

자녀가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3학년이라는 임모(45)씨도 “먹고살 게 걱정”이라고 했다. 장사도 해보고 PC방도 해보다 정착한 게 장성광업소다. 열심히만 일하면 정년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잘 들어왔다’ 싶었는데 별안간 정부가 폐광을 결정하면서 임모씨의 미래도 다시 안갯속이다. 임씨는 “폐광 이후에도 갱도가 유지된다면 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테니 남을 수 있으면 남고 싶다”며 “60세까지는 벌어야 애도 키울 수 있는데 태백지역에 마땅한 직장이 없으니 걱정”이라고 했다. 특례보충역으로 장성광업소에 입사한 후 30년 동안 탄광을 지킨 광부 김모(52)씨도 “막상 떠나려고 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한 직장에서 이렇게 오래 일했는데 다시 처음부터 해야 되는 상황이 여러모로 부담스럽다”고 했다.

작년 6월까지 광부로 일하다 퇴직한 김경묵(56)씨는 “석탄산업이 결국 이 나라를 발전시켰는데 이제는 미세먼지다 뭐다 해서 문을 닫으려 한다. 문을 닫으려면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뚜렷한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재 신청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 50대가 산재를 신청할 수도 없다”며 “지금은 월 400만원 정도 받을 텐데 지역 여건상 이 정도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했다.

퇴직을 앞둔 광부들에게 회사에서는 전업교육을 제안했지만 이 마저도 수요를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드론이나 지게차, 용접 교육을 받고 싶다고 했는데 섭외가 잘 안되고 있다”고 했다. 임씨도 “폐광 전에 배울 수 있는 교육은 지게차 교육 정도”라며 “굴삭기 교육도 받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무엇하나 뚜렷하게 정해지지 않은 장성광업소와 지역의 미래를 보면 암울하다. 강현구씨는 “고속도로가 없으니 기업유치도 안되고 태백시에서도 매번 뭔가 될 것처럼 발표했다가 흐지부지된 적이 많다”며 “우리는 그냥 잊혀지는 존재인 것 같다”고 했다.

오세현·최현정

#장성광업소 #쓰나미 #강현구 #지게차 #대규모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