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 밖, 더 칠흑같은 현실

오세현 2024. 4. 29.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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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늦었죠. 이미 태백에 터를 잡고 있으니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마땅치 않고요. 미래를 생각하면 잠을 못잡니다."

태백 장성광업소에서 일한 지 10년 된 강현구(48·사진 왼쪽)씨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폐광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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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광 태백 장성광업소 4050 광부 100여명 ‘실직 공포’
▲ 강현구씨와 동료 광부

“다시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늦었죠. 이미 태백에 터를 잡고 있으니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마땅치 않고요. 미래를 생각하면 잠을 못잡니다.”

태백 장성광업소에서 일한 지 10년 된 강현구(48·사진 왼쪽)씨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폐광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10년 전 고향에서 다시 시작해보자 결심하고 들어온 탄광 생활은 녹록지 않았지만 그래도 몸 부서져라 일해 세 자녀를 키워낼 수 있었다. 막내가 이제 중학교 1학년이니 아직 일을 해야 할 때인데, 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퇴직금이랑 이것저것 받을 수 있는 금액을 따져봐도 2억원 남짓. 요즘 시세에 제대로 된 아파트 하나 구하기 어려운 돈이다.

강씨 같은 실직위기 40~50대 광부는 100여명에 이른다.

지난 27일 태백 장성동에서 만난 강씨는 “‘광산이 지긋지긋하다’는 선배들도 있지만 나는 아직 아이들도 어리고 돈 들어갈 일이 많다”며 “산재 신청을 한다고 해도 일 한 지 10년 밖에 안 된 데다 나이가 젊은 편이라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광부 30년 차 김모(52)씨가 말을 보탠다. “우리는 산업역군 소리 들으며 국가를 위해 일 한 죄 밖에 없어요. 목숨 걸고 일했는데 80년을 이어온 탄광을 하루아침에 문을 닫아버리면 우리 같은 사람은 이제 뭘 해야 하나요.”

오세현

#탄광 #칠흑 #현실 #태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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