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09] 인도의 약진
인도의 뭄바이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2008년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이듬해 아카데미 영화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트로피 8개를 휩쓸었다. 이 영화는 95년 아카데미 역사상 남녀 주조연상 부문에 단 한 명도 후보를 올리지 못했으나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여섯 번째 영화다.
인도는 ‘발리우드’라고 불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자국 영화 시장을 가진 나라지만 인도 영화만의 독특한 개성으로 인해 해외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 또한 원작 소설은 인도 작가 비카스 스와루프의 것이지만 연출은 영국인 감독 대니 보일이 맡은 영국 제작 영화다.
팝 음악사에서 인도가 등장하는 순간은 사람이 아닌 악기다. 1965년, 이미 정상에 오른 비틀스의 존 레넌은 신작 앨범 ‘Rubber Soul’에 수록할 ‘Norwegian Wood’에 인도의 전통악기 시타르 연주를 넣고 싶어 했다. 역시 인도 전통음악에 매료된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은 이 악기를 접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았지만 열심히 연습해서 위대한 명곡의 탄생에 기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의 GDP는 2025년이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 4위 국가로 올라설 것이며, 2027년이면 독일마저 넘어서서 미국, 중국과 더불어 경제 규모 면에서 명실상부한 ‘톱3′ 국가로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2014년 10위권이었던 인도의 부상은 국토 면적과 인구 수준에서 볼 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유일하게 수상한 인도인은 오리지널 주제가를 맡은 인도의 가수이자 작곡가인 A.R. 라만이다. 그는 기차역 플랫폼에서의 군무와 노래로 인상적이었던 라스트신을 이 노래로 수놓았다. “우리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어/ 그 어떤 것도 우리 사이를 가를 수 없어/ 그러니 나와 춤추자(No there is nothing that can stop us/ Nothing can ever come between us/ So come and dance with me).” 노래 전편에서 튀어나오는 구호 같은 ‘Jai Ho’는 힌디어로 ‘승리가 당신과 함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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